니베아-유니레버 등 수입 2개사가 전체 시장 85% 독점해

▲ 니베아 로고

화장품도 아닌 의약외품이 국내 화장품 산업에서 틈새 시장을 형성하며 일부 화장품사의 성공 모델이 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상용화되어 왔다고는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낯선 이름의 데오드란트는 올 들어 하절기 전략상품의 하나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급격한 시장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현황>
방취제(防臭劑, Deodorant)라는 사전적 의미의 데오드란트는 땀 냄새 제거, 또는 땀 발생 억제 효과를 가진 의약외품으로서 우리나라에는 2000년대 들어서야 니베아 등 수입화장품사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도 다른 수입사의 데오드란트 제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의약외품으로 승인받고 약국 등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니베아가 거의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니베아는 데오드란트 시장 진출이 5년이 넘은 지금도 동종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이보다 2년 늦게 상륙한 유니레버의 레세나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라 있다.

따라서 이 두 브랜드의 매출이 전체 데오드란트 시장의 약 85%를 차지함으로써,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그러나 올 들어 양대 수입사의 데오드란트 시장에 국내사인 더페이스샵이 출사표를 내밀고 빠르게 정착 단계로 접어들면서 업체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은 물론 시장 전체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수입사가 분석하고 있는 데오드란트 시장 규모가 지난 2003년 110억원에서 2004년 150억원, 그리고 올해의 경우 약 250억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니베아와 레세나가 각각 전년대비 성장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더페이스샵은 시장에 진입한 6월 한달 동안에만 약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혀 더페이스샵의 향후 매출에 따라 시장의 확대 폭은 300억원 이상까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망>
올해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데오드란트 시장이지만 화장품 전체 외형에 비해서는 1%에도 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아직은 기반이 미약한 실정이다.

동 부문에 진출해 있는 대표적인 화장품사가 불과 3개사라는 사실이 빈약한 시장 현실을 더욱 잘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데오드란트는 화장품사들의 매출이 가장 낮은 여름철에 판매 빈도가 높은 계절 특수 상품이기 때문에 다수 화장품사들의 경쟁적인 시장 진출과 소비자들의 사용 인식이 확산될 경우 현재의 몇 배 혹은 몇 십배에 달하는 성장이 실현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높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게다가 여름철에만 판매되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사고방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땀 냄새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데오드란트는 땀 발생이 많은 여름철에 매출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인식돼 왔다.

따라서 기존 수입사들의 경우 데오드란트의 대목인 여름을 겨냥해 모든 마케팅 전략을 기울여 왔으나 새내기인 더페이스샵은 데오드란트를 ‘향수’에 접목시키고 있다.

사람들이 밀집된 지역에서 민소매를 입은 여성이 겨드랑이 냄새를 의식하는 모 수입사 광고와는 달리 남성이 여성에게 ‘너한테서는 좋은 냄새가 나와’라고 말하는 더페이스샵의 광고 카피에서 알 수 있듯 데오드란트를 계절 한정 상품이 아닌 전 계절 방향 제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초여름에 첫 발을 디딘 더페이스샵은 이 같은 시장 가능성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올해의 데오드란트 시장 규모를 전년대비 3배 성장, 타사가 예상하는 숫자의 약 두배 가까운 4백억원이라고 밝히는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문제점>
시장 확대는 제조·수입사들의 경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의 수요가 이를 따르지 못하면 경쟁은 밥그릇 싸움에 지나지 않게 되며 결국 업체간 공동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니베아는 지난 2003년 자체적으로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데오드란트 사용 경험이 있는 여성은 조사 대상의 약 20% 미만, 심지어 남성은 5% 미만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지 3년이 지나도록 한국 소비자 열명 중 한명 정도만이 데오드란트를 사용했다는 통계로 신규 소비자 유치가 무엇보다 급선무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데오드란트를 화장품으로 분류하는 안건도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수의 수입화장품사들은 이미 데오드란트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의약외품으로 승인받지 않았기 때문에 데오드란트라는 표기 및 홍보를 하지 못한 채 승인절차가 필요없는 단순 방향 제품으로 판매함에 따라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빠른 시장 규모의 확대를 위해서는 데오드란트를 화장품 영역으로 분류하는 가능성을 놓고 관계 기관과 협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데오드란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및 의식 조사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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