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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P&G(프록터앤갬블)의 SK-II 브랜드가 국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90년대 초 수입 개방의 물결을 타고 무수한 수입 화장품이 우리나라의 백화점, 매스마켓, 방판 유통 등으로 쏟아져 들어와 화장품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지만, SK-II와 같이 단 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룬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칠 줄 모르는 성장세로 올 700억원 달성할 듯...>

SK-II의 경우 지난 2000년 국내 백화점 유통에 진출한 이래 2배, 3배 성장을 거듭하며 불과 3년만인 2003년 수입브랜드 10위권에 진입했으며, 당시 매출 약 300억원으로 일정 규모에 도달한 이후에도 고속 성장을 거듭해 2004년 530억원, 2005년도에는 약 700억원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SK-II의 고속 성장은 백화점 화장품 유통이 저성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오히려 급속도로 두각을 나타냈다는 점, 그리고 대부분의 상위권 수입 브랜드들이 제자리 걸음, 또는 매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에도 큰 폭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히 단기간에 백화점 유통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단하게 자리잡은 SK-II의 성장 비결 및 원동력에 대해 경쟁 관계에 있는 수입 브랜드들은 물론 화장품 제조·유통·판매 부문으로부터의 전반적인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광고·마케팅 투자가 첫 번째 비결...>

SK-II의 성공 비결에 대해 다수의 경쟁 브랜드들은 ‘광고·마케팅으로의 대규모 투자’라고 망설임 없이 지적한다.
백화점에 근무하는 수입 화장품 판매사원들에 따르면 SK-II는 IMF 이후 자취를 감춘 지상파 TV의 수입 화장품 광고를 가장 먼저 시작했으며, 가장 오랫동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의 광고·홍보 담당자들간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는 한 수입 화장품사 PR매니져는 모임에 나갈 때마다 ‘SK-II의 대규모 광고·마케팅비’가 화제로 거론된다고 밝히고 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기 어렵지만 막대한 비용이 드는 TV 광고에 가장 많은 노출을 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SK-II”라는 이 PR매니져는 “SK-II가 적지 않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PR을 위한 지출도 막대하기 때문에 수익도 거의 없을 것”이라며 우스갯 소리를 할 정도다.

이 같은 주장에 따르면 수입 브랜드들은 SK-II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을 ‘광고비 투자’에 있다고 보고 있으나, 올 들어 에스티로더, 랑콤, 크리스찬디올 등 다수의 수입 브랜드들이 일제히 TV 광고를 재개한 반면 기대 효과는 SK-II에 미치지 못했다는 관점에서는 ‘물량 공세’가 전부일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현지 모델 기용이 성공 밑거름...>

경쟁관계에 있는 수입 브랜드 뿐만 아니라 다수의 소비자들까지 한결같이 꼽고 있는 SK-II의 다른 성공 비결은 모델 전략에 있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의 지식검색에는 SK-II의 모델 전략과 관련된 내용만 수십가지 이상이 검색될 정도.

SK-II의 경우 좋은 피부와 지적인 이미지를 지닌 현지 모델을 발탁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실제 SK-II 제품의 사용자를 모델로 기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지적인 이미지와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국민 배우 모모리 카오리를, 홍콩의 경우는 세계적 무비스타 장만옥을, 그리고 영국의 경우 귀족모델로 널리 알려진 스텔라 테넨트를 각각 SK-II의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SK-II는 국내 진입 당시에도 대부분의 수입 화장품 브랜드가 외국인 모델을 통해 이국적 이미지를 강조하던 관행을 깨고 영화배우 심혜진을 간판 모델로 삼아 관심을 모았다.

또한 심혜진에 이어 배우 장진영, 최근 탤런트 김희애 등 한국인 모델 원칙을 고수해 오면서 매번 큰 반향을 불러일으켜 연이은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다수 수입 브랜드들의 한국인 모델 붐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효모 화장품 강조한 성분 마케팅...>

SK-II는 효모라는 다소 이색적인 소재를 사용한 화장품이라는 점을 마케팅에 십분 활용함으로써 ‘피테라’라는 화장품의 원료 이름을 연구개발 전문가, 화장품 업계 종사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까지 폭넓게 인식시키는 성분 마케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SK-II의 모회사인 일본 맥스팩터사의 창립자 야나기 박사가 인간의 세포와 크기·구조가 유사한 효모를 발효시켜 얻은 피테라 대사액은 아미노산, 비타민 B2, 프로비타민B5, 유기산, 미네랄, 칼슘 등의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의 신진대사 작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SK-II의 각 매체 광고에 자막 또는 대사로 삽입함으로써 소비자에게 화장품 성분명을 각인시키고 호기심을 자극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배가시켰다.

이 같이 주 성분을 브랜드와 연관시켜 광고 시너지 효과를 보는 전략은 국내 한방화장품 브랜드에도 공통적으로 응용되고 있으며, SK-II에 이어 속속 ‘효모’ 성분을 강조하고 있는 후발 화장품 브랜드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한편 SK-II는 성공적인 모델 전략과 매출 성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하고 신선한 마케팅 방안에 더욱 주력해 나갈 방침이며, 투자를 바탕으로 한 광고 전략도 당분간 지속시킬 계획이다.

특히 주름개선 화장품의 주 고객이 중년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중년층에게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갖고 있는 대형 모델 김희애와 장진영의 투톱 시스템을 유지하는 한편 현재 38곳인 백화점 매장도 내년까지 약 40여 곳으로 확대하는 등 판매 경로 확장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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