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한달 남짓 시장외형 등 윤곽도 못잡아 고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사업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연말 결산을 한달 여 남겨놓고 지난 10월 말 또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인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돌입한 다수의 화장품사들이 국내 시장의 외형과 향후 전개 방향 등 구체적인 항목 수립에 있어 고민에 빠졌다.

특히 올해의 경우도 예년과 다름없이 10월 말에 즈음해서야 뒤늦게 내년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한 일부 화장품사들의 경우 급변한 시장 유통의 변화 및 내년도 향방을 추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 중견 화장품사는 10월부터 내년 매출 목표 및 예산 책정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고 제품의 환입·반품율 등 변수 범위를 집계하는 데도 한계를 느껴 아직까지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직·방판 유통이 주력인 또 다른 화장품사 역시 지난달부터 대강의 사업 골격을 수립하는 작업을 거쳐 이달 20일까지는 전략 수립을 끝낸다는 일정을 세우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 회사의 경우 내년 신제품이 거의 없어 출시 계획을 잡기는 쉬웠지만 마찬가지로 예산 편성 및 마케팅·영업 전략을 정하는 데에는 고전하고 있다.

시판과 신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한 기업은 아예 시장 외형 분석 및 예측에는 거의 손을 놔 버리고 매출 목표만 예년과 다름없이 10~20% 상향 조정해 놓았다.

“어차피 내년이 되면 현재 예상치와 오차 범위가 크기 때문에 미리 사업계획을 확정시켜 놓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반면 태평양, LG생활건강 등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전반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끝내고 최종적인 세부사항 조정에 돌입해 있어 각 화장품사 마다 진행 상황 정도에 따른 차이점도 나타나고 있다.

태평양은 올 초부터 내년 시장 외형을 대략적으로나마 추정하는 작업을 가져 왔으며, 2006년 신상품 계획 등도 상반기 이전에 플랜의 대강을 설정해 놓았다.
이와 함께 예산과 마케팅 전략 등 세부적인 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이 올 8월 경으로 다른 기업에 비해 약 2개월 이상 업무가 빨랐다는 것이다.

LG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7대 주요 역점 브랜드에 대한 상품 전략을 세운 것이 올 중순 경이며, 각종 마케팅과 PR 정책은 8월 경부터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했으며, 현재 예산 편성까지 완료해 놓고 마지막 수정 작업만을 남겨 놓고 있다.

이 같은 실정과 관련 한 화장품 산업 관계자는 “계획을 일찍 잡고 늦게 잡는 등의 시기 조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년 사업의 방향성을 미리 잡아 놓고 여러 가지 시장 시장 변화에 미리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는다는 것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밀린 방학 숙제하듯 잡는 사업 계획 준비를 외국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과 같이 상시로 하고, 조기 수립한 전략을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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