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LG·코리아나·한국·애경 등 상위업체 대부분 채택

시판유통 세분화 추세와 향후전망
최근 시판유통에 집중해 온 화장품 업체들이 소비자 구매패턴 변화에 따른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유통세분화를 시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시판시장의 유통변화 양상은 전문점 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트, 구방판 등의 높은 성장, 그리고 약국유통과 통신판매 등으로 다양한 유통경로가 활성화되면서 각 업체별로 유통다변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데서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선진국형의 합리적이면서도 실리적인 구매형태로 소비자 구매패턴이 전환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면서 외형보다는 실리가치형 고객, 즉 고품격을 추구하되 가격적인 저항이 작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활용하는 `대형할인점`이 이들 업체의 주요 유통망으로 채택되고 있다.

이에따라 시판유통을 고수하던 업체들이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하나의 브랜드를 전문점뿐 아니라 대형할인점에 제품을 공식적으로 공급하면서 다채널 유통방식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유통안정과 가격질서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견업체들 위주로 채택해 오던 거점영업 형태가 상위메이커까지 확산고 있다.

소비패턴와 시장환경의 변화, 그리고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의한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시판채널의 현상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 전문점과 대형할인점 통합시스템 가동

최근 전문점 유통만을 고수하던 브랜드들이 대형할인점으로 통합되면서 시판채널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경로의 다양화는 물론이고 전문점 이용시 소비자들의 이익감소로 인한 전문점 이탈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구입의 편의성, 저렴한 가격, 카운슬링 서비스 등의 경쟁우위 요소가 있는 할인점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유통가의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최근 전문점과 할인점을 통합유통망으로 채택하고 있는 주요 업체로는 태평양(라네즈·마몽드)·LG생활건강(라끄베르)·코리아나화장품(엔시아·아스트라)·한국화장품(체스·칼리)·애경산업(마리끌레르·B&F·에이솔루션·아놀드 파마)·웰코스(쾌청지수·샤워앤조이·컴퓸·터치테라피·후르츠왁스)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기존에 할인점 전용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상위 업체들이 통합시스템을 가동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통다변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메이커별로 기존에 운영돼 오던 대리점과의 마찰을 얼마만큼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들 업체들은 기존 대리점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공급가를 동일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기존 벤더를 이용하고 않고 직접 대형할인점에 진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그간 비공식적으로 벤더를 통해 대형할인점에 공급해 오던 업체들이 할인점과 직접거래를 실시하면서, 이제는 할인점의 개념에서 벗어나 오히려 정가판매에 대한 메리트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본사와 할인점 간의 직접거래를 통한 가격질서 확립과 전문점에서의 할인경쟁으로 이어진 소비자 불신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또 하나의 시판채널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 상황도 그 배경이 되고 있다.

특히 `채널`중심의 유통전략을 펼쳐왔던 (주)태평양이 올해는 `소비자` 중심의 패턴변화를 선언하면서 지난 3월부터 시판 간판브랜드였던 라네즈 할인점에 등장시켰다. 태평양은 채널중심의 브랜드 운영현황을 고객중심으로 이동, 전문점의 기득권을 인정하면서도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에 맞춰 제한적으로 제품을 공급해 왔던 마트에 공급, 브랜드를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CM사업부(시판사업부)를 통해 직거래 형식의 판매망을 형성해 할인점에 유통하고 있는 실정이다.

LG생활건강은 올들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공식적으로 대형할인점에서 판매돼 오던 라끄베르를 올들어 공식적으로 전문점과 할인점에 공급, 할인점은 밴더를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이 경우도 시판 대표브랜드인 엔시아를 총판과 벤더를 두고 할인점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애경산업과 소망화장품, 웰코스 등의 업체들이 전문점과 할인점 유통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대형할인점이 이제는 또 하나의 `전문점`으로 인식되면서 메이커 측에서도 공식적인 유통망으로 인정하고 유통전략과 소비자 판촉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형 할인점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한 메이커의 마케팅 담당자는 "사실상 현재 웬만한 브랜드들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모두 입점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할인점내에서도 카운슬링 존에 위치하는냐 셀프 셀렉션 존에 위치하는냐 하는 전략상의 문제가 오히려 최근의 이슈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문점 유통에 기반을 둔 업체들이 영업부진을 만회하고 새로운 유통경로로 진출하기 위해 일단 인터넷보다는 가격이 지켜지는 할인점 시장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여서 향후 할인점이 시판채널의 전문점과 함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수수료 매장을 운영중인 화장품유통(벤더)업체들 역시 브랜드별 공간 배치와 새로운 자리마련을 놓고 고민 중이고 특히 전문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전용브랜드에 대한 매대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공간확보에 대한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거점영업·직거래 확산현상 뚜렷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거점영업이 최근 대리점 체제의 붕괴현상과 맞물려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중소업체들이 전개했던 거점영업 방식이 최근에는 일부 상위업체들이 특정브랜드에 대한 거점영업을 실시하면서 그 거래형태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 것. 이는 일반 범용브랜드에 비해 집중적인 점포관리를 통해 브랜드 관리는 물론 유통관리, 가격질서 정립을 실현할 수 있어 거점영업이 더욱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거점영업의 형태는 △ 대리점→ 전문점 △ 회사 →전문점 △ 지역별 지사 →전문점 등 세분화되고 있다. 또 택배시스템, 혹은 총판형태의 유통업체들을 통해 거점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거점영업을 채택하고 업체로는 LG생활건강(이자녹스 프레스티뉴)·한국화장품(에이쓰리에프온)·한불화장품(ICS)·애경산업(프레시스·지젤드롬)·쿠지인터내셔널(쿠지 딥 씨)·이넬화장품(입큰)·에스까다코스메틱(에스까다) 등 14개 업체가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은 서울·경기지역에는 회사직거래를 지방에는 대리점 혹은 지사를 통한 전문점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일단 범용브랜드에 비해 집중적인 점포관리를 통해 브랜드 관리는 물론 유통관리, 가격질서 정립을 실현할 수 있어 거점영업을 선호한다는 것이 이들 메이커들의 입장이다.

특히 적정마진율을 확보해 줘 마켓쉐어를 높이는 것으로 본사차원의 점당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 현장밀착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회사 직거래에 대해 어려운 전문점 상황에 비해 인력관리가 어렵고, 전문점 마케팅과 영업지원에 대한 대리점의 역할을 본사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면서 오히려 택배시스템을 운영한다던가 지사형식의 대리점을 늘리고 형편이다.

이에 최근에는 가격질서 유지, 전문점 관리가 유리하고 대리점의 경우 재고 부담이 없다는 점이 장점, 원할한 재고, 판매관리 등이 가능한 대리점 택배시스템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의 프레스티뉴·한국화장품의 에이쓰리에프온·한불화장품의 ICS가 이러한 택배시스템을 통해 대리점 직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또 최근 유통가에서 거점영업을 통해 각광을 받고 있는 쿠지인터내셔널·이넬화장품·에스까다코스메틱 등의 업체들도 회사직거래와 대리점, 혹은 지사형식의 대리점을 통해 직거래를 실시하고 있다.

● 향후 전망

최근 화장품시장은 소비자 접점을 중심으로 유통채널 자체가 다양해져 각각의 채널이 제공하는 가치와 소비자들의 구매기회의 다변화로 소비패턴의 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각 업체들의 유통다변화와 세분화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가장 효율적이고 경쟁력있는 유통채널에 영업력을 집중함으로써 유통체널별로 차별화된 브랜드 마케팅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유통다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소비자와의 대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노력이 선행되야 하며 소비자에게 메이커에서 제시하는 카드를 주입하는 입장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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