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현장의 목소리 확인…신뢰회복이 급선무

화장품 유통발전 포럼 `프로젝트 2010` 실황중계
지난달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화장품 유통 발전 포럼 `프로젝트 2010`은 전환기를 맞이한 국내 화장품전문점 시장의 성장 저해요인과 대응방안에 관해 현장 전문점 경영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특히 △ 전문점 채널의 발전 방향 △ 전문점 영업형태의 변화 △ 전문점 경영자의 의식 변화 △ 소비자 구매태도와 타채널 전이 변화 양상 △ 매장형태와 전문점 경쟁력 변화 양상 △ 취급브랜드 변화 형태 △ 채널 구성원인 대리점의 역할과 기능 등에 관해 현장 전문점 경영자들이 직접 패널로 참석, 심도 있는 논의의 장으로 그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본지가 전문점시장은 물론 직판과 방판을 아우르는 방문판매, 수입화장품 판매 중심의 백화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사이버 쇼핑몰, 공격적인 마케팅과 새로운 소비문화의 창출을 이끌고 있는 TV홈쇼핑 채널 등 타 화장품 유통에 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대화의 광장이 마련될 것이란 점에서도 이번 포럼이 국내 화장품유통의 현세를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첫 번째 마당으로서 보다 중요한 자리였다. 이에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세부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 주>

화장품전문점의 현세와 침체원인
- 유통다변화 속 경영자 마인드 제고 절실
"현재 전문점시장의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의문이다. 매출은 전년대비 5% 정도 감소, 목표 대비로 보면 1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내방객수 감소와 더불어 객단가 상승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는 전문점이 할인점으로 출발한 태생적인 한계와 급속한 소비패턴 변화, 유통경로 다변화 등에 준비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난 예정된 침체라고 생각한다."

이번 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대전 드림타워화장품 정회영 사장의 말이다. 패널들은 침체된 전문점의 현세는 물론 인터넷 쇼핑몰을 위시한 유통경로 다변화, 가격갈등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도 상실, 전문점의 전문성 결여 등을 침체원인으로 지적했다.

비비안화장품 홍성희 사장은 "내부적으로 전문점 경영자들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외부적으로도 유통다변화 속에 경영자 마인드 제고와 현 상황에 맞는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함으로써 전문점 스스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패널들은 또 현 전문점시장 침체의 원인을 소비자 입장에서 분석함으로써 급속한 채널 분화과정에서 전문점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유통경로간 브랜드 차별화 미완성, 전문점주의 경영마인드 부재, 고객관리 노하우 부족 등도 침체원인의 하나로 제기됐다.

전문점 이용 소비자 구매태도 변화
- 현명한 소비자 가치중심 소비패턴 확대
소비자 구매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패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 대형할인마트, TV홈쇼핑 등 급속한 유통다변화 속에서 상품에 대한 정보획득 채널이 다양화된 만큼 화장품전문점도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신속히 대응해야 할 것이란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소비생활연구원 김경희 연구원은 "화장품전문점이 국내 유통의 중심을 이루었던 이전에는 소비자들의 충동구매 성향이 강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힌 뒤 "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가치 중심의 소비 패턴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비패턴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입 제품을 위시한 고가 제품 위주의 권유판매가 과연 전문점의 자생력 확보 방안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이번 포럼의 사회를 맡은 문옥철 원장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성희 사장은 "고가 수입제품을 취급하는 전문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수입제품 선호와 더불어 국산 제품 중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권유 판매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밝혔으며 정회영 사장 또한 "국내 브랜드만으로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체 검증작업을 통해 선별된 수입제품에 한해 전문적인 카운슬링 능력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부관리실 운영 현황과 과제
- 틈새시장 모델 가능성vs고가제품 역매 수단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피부관리실을 병행은 전문점 스스로의 자생력 확보 방안의 일환일 수 있다는 점이 다수 패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전문점의 새로운 모델로 향후 집중적인 개발이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했다.

미래경영전략연구소 이원훈 소장 "변화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피부관리실을 병행하는 것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라고 지적한 뒤 획일적이고 단순하며 영세한 전문점 환경 하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서비스 측면을 강조하는 피부관리실 운영방안을 제고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성희 사장은 "고가 수입제품 판매만을 위한 피부관리실 병행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으며 김경의 연구원도 자체 상담결과를 토대로 "무료 마사지를 미끼로 고가 수입제품 강매를 위한 방편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자주 적발되고 있다"면서 전문점주 스스로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로나 김덕선 사장은 피부관리실 운영 확대를 배경으로 제조업체에서 피부관리 전문 숍을 운영하는 방안도 제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물론 열악한 환경 문제 개선과 더불어 철저한 카운슬링·마사지 스킬과 검증된 제품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란 점과 피부관리실용 집중케어 제품을 타깃으로 한다면 국산 제품도 피부관리실에서 운용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대두됐다.

유통경로 차별화 가능성 점검
- 원칙적으로 필요…인위적 소비자 분화 불가능
최근 유통가에서 전문점시장 위축의 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유통경로별 브랜드 미차별화에 대해서 패널들은 원칙적으로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게 보지 않았다.

홍성희 사장은 "현재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는 이미 화장품전문점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거의 대다수"라며 "인터넷 쇼핑몰 전용 브랜드가 쇼핑몰시장의 높은 성장세에 기여한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96년 일본 시세이도가 인터넷 전용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인위적인 소비자 분화란 점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문옥철 원장의 의견에 대해 이재원 사장은 "경로차별화의 당위성만큼 현실적인 난관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메이커 측에서 거점 영업형태로 브랜드 관리에 나서는 것도 경로차별화를 위한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몇년 전 매스마켓 브랜드를 통해 유통 마찰 소지를 줄이려는 메이커 측의 노력에 대해 홍성희 사장은 "대형할인마트 시장의 경우 수수료나 입점 문제로 가격적인 측면에서 전문점과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퇴조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현실적으로 브랜드 차별화 문제보다는 향후 각 시장의 유통구조에 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훈 소장은 "메이커 입장에서 전략적 측면을 고려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등 정체성 확립을 위한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수행할 때"라며 무엇보다 체계적인 경로차별화를 위한 메이커의 의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대리점 역할 확립과 전문점 활성화 방안
- 대리점 역할 무용론 대두…규모경제 논리로 소외
존폐위기에 직면해 있는 대리점 조직에 관해서는 메이커의 정책적인 측면에서의 안정화 방안은 물론 역할 부재로 인한 무용론, 새로운 유통체제로의 변화 가능성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보떼쌍뜨 황광석 사장은 "중간 유통업자로서 대리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대리점의 영세성이나 매출에 대한 리베이트, 덤핑 등 본사 주도의 규모의 정책으로 인해 대리점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조만간 새로운 대리점체제로의 변화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대리점의 무용론을 제기한 김덕선 사장은 "전문점이 나름대로의 변화를 꾀하고 상황에서도 지역 대리점의 역할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 "메이커 차원에서 중간유통단계를 생략하고 중간마진 부분을 현장에서 고객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논조를 보였다. 정회영 사장 또한 본사와 대리점의 상-하달식 구조 관계를 문제로 지적하며 영업소 개념의 대리점 체제로의 변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화장품전문점의 발전방향의 과제
- 토털 뷰티숍 확대 전망…명품 요구
"그 동안 전문점 스스로 간과했던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할 것입니다. 규모에 맞는 효율성 제고, 업무의 시스템화, 철저한 기본업무 수행 등을 통해 전문점다운 전문성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향후 화장품전문점의 발전 과제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홍성희 사장의 대답이다. 황광석 사장 또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차별적 전문성 확보 위한 피부관리실 병행과 일본 드럭스토어 개념의 뷰티 숍이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회영 사장과 이재원 사장의 경우 토털 뷰티 숍으로 변화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즉 제품판매에 한정돼 있는 전문점에서 탈피,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피부관리 문화를 만들어 가는 전문점으로 변화해야 재편기에 접어든 전문점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에어리어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원훈 소장은 "전문점은 기본적으로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유통형태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에어리어 마케팅을 근간으로 해당 지역의 여건에 맞게 고급이미지의 매장, 숍인숍 개념의 매장, 프라이스존형 또는 타깃형 전문점 등을 선택적으로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커에 대한 요구사항으로는 △ 전문점 수준 과소 평가하지 말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영업형태 마련(전문점 개성화 플랜 등) △ 전문점 특화 가능한 차별적 브랜드 요구 △ 제조와 유통의 역할 재정립 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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