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남성 피부 관리한 이세정 원장

“이제 남성들에겐 피부가 명함입니다."

여의도에서 십 년째 남성전용피부관리 전문점인 ‘아들들’을 운영하고 있는 이세정 원장.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그녀는 남성들에게 근사한 명함을 만들어 주는 디자이너이다. 18세에서 66세까지, 학생부터 CEO까지 폭넓은 남성들이 피부관리를 받기 위해 ‘아들들’을 찾는다.

처음엔 남성 전용이란 ‘차별화’에 지레 퇴폐적 이미지를 떠올리며 ‘차별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소신으로 십 년을 일해 왔다. 자연히 단골도 늘고 텔레비전과 잡지 등에서 인터뷰 요청도 잦아졌다.

“그래도 남자들은 여자들처럼 거기가 참 좋다더라면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아니고 손붙잡고 같이 오는 것도 아니고 해서 홍보엔 한계가 있어요. 처음 오는 분들은 홈페이지 보고 오곤 하는데 2,30대는 그래도 나은데 나이 드신 분들은 굉장히 쑥쓰러워하고 불안해 하세요.”

이런 남성들에게는 여성들이 많은 뷰티 센터가 더 쑥스럽고 부담스럽기 때문에 그나마 용기를 내어 피부관리를 받을 수 있기도 한 셈이다. 이곳에선 무료로 피부 상담과 진단을 해주고 특수 관리, 일반 관리, 노화, 발, 헤어 관리 및 웨딩 프로그램과 면접 취업 대비 관리 등의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남성들의 주된 파부 고민은 여드름과 색소 침착이에요. 조금만 자신의 피부 유형을 알고 관심을 가지면 나아지는데 아직 관심이 부족한 남성들이 더 많죠. 왜 스킨 로션도 안 바르는 게 남자답다고 여기고 바쁜데 언제 이것 저것 챙겨 바르냐는 남자들도 많거든요. 골프 칠 때 선크림 하나만 발라도 색소 침착이 훨씬 덜 되는데 말이죠.” 

여드름도 마찬가지다. 스트레스나 과음 등으로도 날 수 있는데 사춘기에만 난다고 여기는 남자들이 많다. 실제로 예순이 넘은 한 고객은 여드름이 났다는 말을 안 믿고 병원에서 따로 확인을 받아 온 적도 있다고 했다.

만약 평소 자신이 할 수 있는 피부 관리를 원한다면 방법은 간단한 습관만 들여도 된다. 이세정 원장은 평소 세안을 잘 하고 선크림을 꼭 사철 내내 발라줄 것, 면도 후 에프터쉐이브가 따갑다면 소독이 되는 게 아니라 피부에 안 맞는 것이므로 반드시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으로 교체하라고 조언했다.

고객들을 상담하고 케어해 주는 일이 즐겁기만 한 이씨에게는 고객층이 두텁고 단골이 많아 경영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IMF 때보다 요즘에 느끼는 경기 체감이 더 어렵다는 게 고민이라면 고민. 십 년동안 봐온 바로는 여의도엔 경기가 안 좋으면 거리에 사람이 적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요즘은 여의도 거리도 썰렁하거니와 외환 위기때만 해도 부유층 손님들은 오히려 살기 좋은 시절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다들 어렵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전화가 왔다. 발 각질 관리에 관한 문의 전화였다. 남성이냐고 묻자 이세정 원장은 당연하다는 듯 ‘남성이죠’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남성들의 피부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높다는 게 실감됐다. 남성의 몸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능력을 나타내는 기호와 자본이 된 시대, 좋은 이미지를 위해 피부관리를 원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안 먹은 건 바로 티가 잘 안 나지만 안 가꾼 건 남들이 금방 알 잖아요. 맑고 깨끗한 피부를 위한 남성들의 관심은 당연한 권리이자 남과 자신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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