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페인팅 아티스트 최지나 대표, 예술가의 혼과 상상력 표현

“바디페인팅은 불과 몇 시간만 보여지는 순간의 예술 행위지만, 인체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예술입니다. 단순한 문양을 그려 넣는 것에서부터 예술가의 혼과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입체적인 예술 행위인 셈이죠.”

‘지나 바디 아트’의 최지나 대표가 말하는 바디페인팅의 의미이다. 최지나씨는 각종 광고, 방송, 월드컵 행사 등에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아 온 국내 최고 바디 페인팅 아티스트. 관련 지식과 기술이 척박했던 국내 바디페인팅 분야를 발전시키고 널리 알려왔다.

서양학과를 나온 그녀가 바디페인팅을 하게 된 것은 윤예령 선생님 권유로 세계대회를 출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 유학 시절 바디페인팅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관심이 높아졌고 국내에 적극 도입하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여기에 대학원에서 배운 의상학과 꾸준히 배워온 메이크업이 그녀의 작품 세계를 넓고 깊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서양화를 공부하면서 빛과 사물의 색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게 됐고, 의상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조형적인 감각과 인체디자인 감각을 발견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나의 내면적 감성을 인체에 표현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최지나씨는 이렇듯 인체에 자신의 미적 감정을 표현할 때 가장 행복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바디페인팅은 하면 할 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바디 페인팅을 시작한 지 일 년 됐을 때, 이거 별 거 아니구나 했다니까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정말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라고 느껴집니다.”

메이크업은 잘못되면 고칠 수 있지만 바디페인팅은 고칠 수 없고, 피부에서 자신이 원하는 색을 표현하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사람은 저마다 피부색과 체형 등이 다 다른데 그때 그때 작품 컨셉에 맞는 모델을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행사가 있을 경우 시간에 맞춰 작품을 그리다 보면 체력 소모도 심하다.

재밌는 건 남성보다 여성이 서양인보다 동양인이 바디 페인팅을 하기에 수월한 피부란 점이다. 피부에 털이 있으면 페인팅 하기가 더 어렵다는 게 그 이유. 하지만 최씨는 국내 모델보다 러시아 등 외국 모델을 자주 찾는 편이다. 국내 모델들은 가슴만 드러나도 벗는다는 것에 대한 수치감과 거부감이 강한 반면 외국 모델들은 당당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도 바디 페인팅은 정말 재밌습니다. 좋은 작품을 한 뒤 성취감은 정말 힘든 점을 다 잊게 합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자 지난 2002 월드컵 개막 당시 바디페인팅과 KAMOO가방 광고를 꼽았다. 특히 가방 브랜드인 KAMOO 광고는 뒷모습을 한 전라의 여성의 등과 엉덩이에 가방을 그려넣은 작품으로 광고사에 바디페인팅을 적극 활용한 최초의 예로 꼽힌다.

“가방 실밥 하나 하나를 표현하는데도 공을 들인 작품이었죠. 7시간 동안 작업한 작품인데 그때만해도 파격적인 광고였어요. 덕분에 KAMOO에서도 광고 덕을 많이 봤다고 하더군요.”

이밖에도 바디페인팅의 활용 범위는 매우 넓다. 무용, 패션쇼, 오프닝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작품사진을 위한 작업, CF등 아주 많은 곳에서 활용된다.

“사람 인체가 무엇이든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빵, 맥주, 부채 등 뭐든 될 수 있지요. 만약 어떤 맥주 회사의 로고가 바뀌었다면 사람을 맥주병을 표현한 뒤 바디에 바뀐 로고를 그려 넣는 겁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바디페인팅 관련한 아이템들이 적고 제품 질도 떨어져 대부분 수입 제품을 쓰고 있다. 바디페인팅이라고 일반 페인트를 쓸 것이란 용감한? 발상은 금물. 미국 FDA에서 승인 받은 제품들로서 일반 Makeup과 마찬가지로 모델의 피부에 전혀 손상이 가지 않는 재료를 사용해야 하며 작업 종료 후 쉽게 닦아 낼 수 있어야 한다. 피부에 좋지 않은 일반 페인트나 화학성분이 강한 유성재료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작품 활동 외에 최씨는 바디 페인팅 관련 제품들들 수입, 판매하며 직접 개발한 상품들을 선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타투 등에서만 널리 쓰이던 문양 스탠실을 메이크업에도 적용, 손쉽게 아이브로우 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작품 활동 외에 책도 쓰고 작품 전시회도 하고 관련 무역도 하고 계획이 많습니다. 시간에 쫓기기보다 질높고 깊이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보니 갈수록 안목만 까다로워져 걱정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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