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사 러쉬 불구 국내사 출혈경쟁, 베끼기 반복

<1> 로레알 등 수입사들이 국내 매스마켓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나선 데 반해 국내화장품사들은 여전히 유통 나눠먹기, 브랜드 베끼기를 답습하고 있어 시판시장도 수입화장품에 자리를 내어주게 생겼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로레알코리아, ELCA코리아, LVMH코스메틱 등 메이저급 수입사들은 특유의 럭셔리브랜드 만들기 전략에 따라 국내 백화점 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치중해 왔다.

그 결과 90년대 말 전체 화장품시장 규모의 7-8%에 불과하던 백화점 매출비중이 지난해 추산집계 20%에 육박할 정도로 고속 성장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국내화장품사가 강세를 보이던 시판유통, 즉 전문점시장의 쉐어가 급속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랑콤, 에스티로더, 시슬리, 샤넬, 크리스찬디올 등 백화점 유통의 상위 브랜드 이외에도 비오템, 크리니크, 오리진스, 헤레나루빈스타인 등 주요 수입사의 후속 브랜드들로 인해 국내 백화점유통은 이미 태평양의 헤라를 제외하면 수입제품 일색으로 장악된 상태.

여기에 최근 로레알이 자사의 최고매출 브랜드인 로레알파리를 통해 고품질의 프리미엄급 제품인 엑스퍼티즈를 출시하면서 매스마켓 시장의 자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로레알파리는 염모제의 그늘에 가려 국내에서는 아직 기초화장품으로서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나 로레알 그룹 전체로서는 로레알파리와 랑콤이 총 매출액의 55-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종합브랜드.

이 같이 로레알이 시판확대전략을 펴는데 반해 국내 화장품사들은 오히려 시판에서의 매출이 부진하자 마진율이 높은 방문판매시장으로 앞다퉈 몰려드는 등 목전의 이익만을 쫓는 유통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게다가 신규로 진출한다는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수입화장품을 간판브랜드로 앞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말 방문판매를 시작한 애경은 스위스 수입화장품 띠끌라리를 간판브랜드로 내세웠으며 나드리화장품은 국산 헤르본으로 방판에 진출했다가 역시 스위스화장품인 주베나를 지원군으로 보강했다.

뿐만 아니라 한방화장품이 인기를 끌자 시판-방판 가릴 것 없이 너도나도 신토불이를 외치며 한방화장품을 내놓고 있는 모습에서 국내 화장품업계의 고질병인 ‘잘 팔리는 브랜드 벤치마킹’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시세이도, 고세, 가네보 등 일본의 화장품이 국내 시판화장품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로레알과 같은 거대수입브랜드까지 시판에 힘을 쏟고 있는데도 국내 상위 제조사는 유통 끼어들기 경쟁을 벌이거나 타사의 히트브랜드 베끼기를 일삼고 있어 매스마켓 시장에서도 국산화장품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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