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간경쟁해소-신유통성공 미지수

이달 영업결산과 함께 11월 중순까지 이어질 2004년 화장품사업계획 수립을 앞두고 기존 사업전략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통채널간 가격경쟁이 극한 상황에 이르고 있고 채널 내에서도 업체간 우위 확보를 위한 이전투구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유통간 경쟁심화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리고 진입 또는 진입예정인 신규 유통채널에서 어떻게 성과를 낼 것인가를 두고 전략수립에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올해들어 유통간, 그리고 업체간 경쟁심화가 유통마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점에 업체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한 중견업체 마케팅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에서 이미 대다수 업체들이 매출외형의 확대보다는 이익확보에 초점을 맞추기는 했지만 3분기를 마감한 시점에서 보면 일정 수준의 목표물량을 맞추어야만 손해를 보지 않을 정도로 유통마진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내년 특히 조직의 대폭 축소를 기반으로 유통간 브랜드 혼재와 가격마찰을 줄일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심각한 위기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현재 유통간 경쟁심화의 근원지는 바로 인터넷쇼핑몰과 화장품전문점. 특히 인터넷쇼핑몰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더욱 강력한 제품유출 차단이란 강수를 둘 것이냐, 아니면 정상 유통경로로 인정하고 활성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할 것이란 게 업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기에 시판의 경우 영업조직이나 대리점조직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매출규모에 비해 이러한 영업일선 조직이 과잉 구축돼 있다는 점, 그리고 내년에도 시판 전문점 수가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미 이탈현상을 보이고 있는 대리점에 대해서는 대다수 업체들이 회유정책보다는 소수정예화로 영업권을 확대시키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 업체의 경우 기존 시판 주력 브랜드의 유통경로간 가격마찰이 더 이상 통제불능상태에 다다랐다는 판단 아래 전 유통물량 회수, 신브랜드 출시란 초강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하나의 고민은 바로 특정 유통에 주력해온 업체들이 진입 또는 준비중인 신유통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 것인가다. 올해 방판시장에 신규 진입한 업체들의 경우 특히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어 내년에나 전국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시장진입이 위한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신규 진입업체들이 자본력이 부족하고 영업조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규모의 영업망 운영보다 내실위주의 정예화 조직 운영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여기에 다변화된 화장품유통에서 선택적 집중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아니면 주력유통의 안정화를 토대로 신규 유통에 뛰어들 것인가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시판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주력유통의 안정화를 기대하기에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브랜드 개발 등 소요비용이 큰 신규 유통 개척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은 게 사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전략 수정의 필요성 이외에도 브랜드별 가격정책 수정과 더불어 유통관리와 판매전략상의 차별화 방안이 내년 사업계획수립 시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매년 유통질서확립, 현장영업강화 등 획일적인 전략을 내놓고 안일하게 대처해온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과연 어떠한 사업전략을 세울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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