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대형 전문점 매출 등 조사, 대리점 역추적 개시

일부 제조사와 유통회사에 국한돼 실시됐던 세무조사 파문이 화장품 전문점, 대리점 등 유통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미 10월 초순경을 기점으로 서울 명동상권에 자리잡은 대형 화장품 전문점 샬롬, 미니몰, 명동의류 등에 국세청의 세무조사팀이 찾아와 매출실적 및 거래내역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전문점의 컴퓨터 및 거래장부에 기재된 각 지역 제조사의 대리점을 다시 방문해 거래액을 비교 조사하고 확인서에 날인까지 받는 등 치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이 일부 제조사에 한해 실시됐던 초기 세무조사가 유통가 전반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미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던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세무조사가 이달 29일이 한도 시한임에 반해 추가로 전문점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세무조사의 경우 정확한 마감 날짜도 알려져 있지 않아 업계 전반적인 규모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관계자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화장품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초순경 명동 중심상권에 위치한 대형 화장품 전문점에 세무팀이 찾아와 컴퓨터에 기재된 제품판매현황을 조사해 갔으며 아울러 각 제품의 구입처인 대리점을 방문해 전문점과의 거래액이 일치하는지 탐문하고 거래액수가 틀림없다고 기재한 확인서에 도장을 받아갔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대리점과 전문점의 거래관행상 판촉물, 리베이트 등의 내역이 불분명한 경우가 일부 있어 판매량과 실재 재고량이 맞지 않을 수 있는데도 대부분의 전문점들은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을 듣고도 ‘내 집 일이 아니다’란 짧은 생각에 나몰라라 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세무조사에 따른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불경기로 매출이 급락함에 따라 판매량 신장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세무조사 준비에 급급하니 앞이 막막하다”고 어려운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이 같은 세무조사의 확산 조짐과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가 무자료 거래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에 나섰던 국세청이 화장품 유통을 표적으로 칼을 빼든 것 같다”며 “거래질서 투명화는 각 산업의 전반적인 과제지만 하필이면 올해처럼 불황에 허덕이는 시기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