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샵은 고비용, 가맹점은 전문점호응 부족 난제 만나

화장품 유통의 시판체계가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 화장품 제조사들이 정책변화를 놓고 혼돈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의 화장품사인 태평양이 F프로젝트를 내놓고 가맹점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시판 유통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위권 화장품사들 역시 나름대로의 각종 대응책 마련에 나섰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이 각 화장품사들이 갈등하고 있는 이유는 태평양의 정책에 발맞춰 섣불리 기존의 대리점 체계를 변화시킬 경우 현재의 시판부문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다 가맹점 정책을 시도하기에는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매출부문에서 높은 이익률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태평양과는 달리 대다수 화장품사들이 시판유통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정책에 투자할 만한 자금을 책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국내 시판유통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A사는 당초 태평양의 F프로젝트에 동참해 브랜드 샵과 가맹점 정책을 추진한다는 내부계획을 수립했었으나 정작 전문점 시장조사와 함께 가맹의사를 타진한 결과 참여도가 낮아 가맹점 계획을 긴급 수정하고 자체 구성한 테스크포스팀을 해체했다.
이와 함께 A사는 기존의 대리점 유통을 변화시켜 전문점 직거래 형태의 유통을 추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B사는 신규 브랜드를 내놓고 전문점 샵인샵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직영샵 운영을 모색하자’는 경영진의 결정에 따라 직영매장을 낼 위치를 섭외하고 나서는 등 자사의 전 브랜드를 판매하는 단독 매장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중심상권에 매장을 구축하는데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어 또 다시 계획 수정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C사는 직접 운영하는 단독샵을 낸다는 초기 계획 아래 임원진과 실무 팀장급이 모여 회의를 가진 결과 직영샵보다는 가맹점 정책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으며 현재는 대표이사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금주 중 다시 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D사는 업계의 이 같은 동향을 포착하고 긴급히 5명의 팀장급 인원으로 테스크포스팀을 구축해 대응에 나섰으나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타사의 동정을 파악해 직거래, 혹은 샵인샵 등의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다수의 화장품사가 제 각각 시판 유통체계의 변화에 귀를 곤두세우고 각종 대응책을 구상하고 있으나 역시 위와 비슷한 문제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채 각종 계획을 검토하면서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현행 시판 유통체계에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고 있으나 전면에 나서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에 대부분의 업체가 몸을 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올 7월부터 태평양의 각종 계획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맞춰 타사의 움직임과 계획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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