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위생 각별히 하고 해외여행 지침 마련해야

최근 급증하고 있는 A형 간염이 일부 환자에게서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일반적인 예방법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보호항체를 갖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와 의료정책연구소가 24일 개최한 ‘급증하는 전염병 대책에 대한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발생주의보가 발령된 A형 간염을 비롯한 각종 전염병에 대해 현황과 대처법이 제시됐다.


A형 간염 발생 현황
국내 A형간염 감염자 수는 1980년대 이후 발생이 현저히 감소했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다시 증가해 2002년 인구 10만명당 15.2명, 2005년 18.8명, 2006년 27.4명으로 크게 늘고 있다. 발병하는 주 연령층도 어린이와 청소년층에서 성인연령대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발생지역으로는 인천, 서울, 경기 순으로 발생률이 높았으나, 점차 호남과 영남 지역으로 확산되고, 같은 시․도내에서는 해안지역에서 내륙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범위한 예방접종 시행 필요
24일 심포지엄 주제발표에 나선 서연석 고대 의대 내과 교수는 “급성 A형간염이 일부 환자(0.3~0.6%)에게서 치명적인 합병증을 발생시킬 수 있고,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연령에 주로 발생하므로 의료비용 증가뿐 아니라 상당기간의 업무손실로 높은 국가적 비용의 손실을 유발한다”고 지적하고 “예방접종을 통해 보호항체를 획득하면 자신의 발병 예방 뿐 아니라 전염병 파급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A형간염 백신 권장 대상자는 유행지역 장기체류자, 유행지역의 소아, 만성 간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에 한정돼 있지만 최근 A형간염이 두드러지게 늘고 있기 때문에 보다 광범위하게 예방접종이 권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A형간염은 아무런 증상이 없는 잠복기에 전염을 일으키므로 전염을 시키는 사람이나 전염된 사람이나 이를 인지하기 힘들다.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음식과 물을 잘 가열하는 등 일반적 예방법을 준수한다 해도 한계가 있다.
서 교수는 “A형간염 예방접종을 1ml 1회 시행하면 15일 이내에 면역력이 생기며, 6~12개월 후 한번 더 접종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돼 평생 면역효과가 지속된다”며 A형간염 예방접종을 확대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강조했다.
 

날 음식과 해외여행 각별히 주의
예방접종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일반적인 대처법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보율 한양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2007년도 5개 병원에서 진단된 222명의 A형 간염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날 음식 섭취와 해외여행이 위험요인으로 분석됐다”면서 “식품위생체계를 강화하고 위생적인 조리와 개인위생 실천을 위한 지침 등을 개발해야 하며, A형간염 감염의 위험 국가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예방 지침서를 개발해 교육 및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인 발병시 합병증 위험
A형 간염의 발생 연령층이 성인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최 교수는 “A형 간염이 성인에게 감염되는 경우 현성 환자의 비율이 높고 합병증 발생이 증가해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매우 낮은 치명률이 40대가 되면 2%까지 높아지고, 60대가 되면 4%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A형간염 표본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철저한 역학조사로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파악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손씻기 운동으로 식중독 예방
한편 심포지엄에서는 A형 간염 이외에도 식중독, 말라리아 등에 대한 현황과 예방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식중독의 경우 국내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인구 1백만명당 식중독 환자 수가 1996년 60.6명에서 2000년 157.6명, 2007년 201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식중독 환자 수가 증가하게 된 원인에 대해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청 식중독예방관리팀 팀장은 “집단급식과 외식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이상기후에 의해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확산되기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손 팀장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 범국민 손씻기 운동, 각종 교육훈련 프로그램 등과 같이 국민의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대책이 중점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학교급식을 통해 대규모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급식과정
에서 철저한 예방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오염원을 차단하는 한편, 내실 있는 식중독 예방 교육홍보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필수예방접종 보장성 강화해야
정부가 전염병의 발생 감소 및 퇴치를 위해 예방접종률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재 국가필수예방접종의 보장범위는 보건소로 국한돼 있고 민간 병의원 이용자는 접종비용을 자비로 부담하게 돼 있어 접종률 향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고운영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장은 “국가필수예방접종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예방접종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병ㆍ의원의 예방접종기록 전산등록률을 향상시키고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공동 캠페인을 전개해 예방접종 사업을 홍보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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