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파워블로거가 운영 중인 블로그에 가면 입이 쩍 벌어질 만큼 가히 놀랄 만한 화장품 정보들을 접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스킨케어, 색조라인 등 다양한 화장품들을 파워블로거들이 직접 테스트 해본 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게재한 상세한 제품 사진과 꼼꼼한 사용평 등 다양한 화장품 리뷰와 콘텐츠로 가득 차 있기 때문.

▲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매년 투표를 통해 파워블로그를 선정해 이 같은  마크를 수여하고 있다.    © 네이버

파워블로거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게시물 밑에 많은 네티즌들이 감탄을 마지않는 댓글이 달리는 건 시간문제다. 파워블로그에 방문한 네티즌들은 포스팅 된 게시물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좋은 리뷰가 있을 경우 구매 결심으로까지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뷰티 파워블로거들은 화장품 업체에서 출시를 앞둔 신제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리뷰가 올라온 제품을 통해 네티즌들은 미리 ‘나도 저 제품을 써봐야겠다’는 구매결심을 하도록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이같은 성향 때문에 각종 화장품 업계에서는 최근 파워블로거들을 이용해 자사 제품 홍보에 적극 활용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사의 제품 키워드를 노출시키는 것이 기업의 니즈와 부합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온라인 블로그 활동지수가 높고 포스팅이 잘 이뤄지고 많은 방문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블로거들을 찾아내 브랜드의 정예 멤버로 구성, 화장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혜택을 주며 자사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하기 원한다.

이에 따라 업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은 파워블로거는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포스팅을 통해 업체에게 매출을 올려주는 역할을 해 결과적으로 둘 사이에 ‘공생 관계’가 성립된다고나 할까.

▲ 클라란스는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파워 뷰티 에디터 50명을 모집한다.    © 클라란스

유럽 스킨케어 브랜드 클라란스의 경우 최근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온라인상에서 블로그 혹은 카페를 활발히 운영하며 활동 중인 네티즌을 대상으로 ‘파워 뷰티 에디터’ 총 50명을 모집 중에 있다.

뷰티 에디터로 활동하면 내년 1월 신제품인 ‘멀티 액티브 스킨 리뷰얼 세럼’과 ‘데이 크림’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고 그 중 우수 활동을 한 에디터 3명에게는 15만원 상당의 스파 트리트먼트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클라란스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뷰티 에디터 모집에 앞서 지난 5월부터 3개월간 5명의 파워블로거를 선정해 홍보에 활용한 적이 있다”며 “당시 큰 입소문을 기대한 건 아니었는데 파워블로거를 홍보 활동에 활용했더니 당시 월별로 달리 진행했던 제품의 단품 판매율이 오르는 등 효과를 봤다. 이에 이번에는 파워블로거 인원을 50명으로 대폭 늘리고 클라란스 그룹 전체의 PR 활동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 PR 디렉터와 함께 진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전했다.

▲  한국존슨앤존슨는  ‘존슨즈 베이비 수딩 내츄럴’ 출시를 기념, 파워블로거를 상대로 홍보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 한국존슨앤존슨

한국존슨앤존슨의 존슨즈 베이비 역시 ‘존슨즈 베이비 수딩 내츄럴’ 출시를 기념해 파워블로거를 상대로 뷰티 클래스를 열거나 자사 제품을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등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존슨즈 베이비의 경우 일반 화장품 업체와는 달리 실제 구매자인 ‘어머니’가 주요 타깃인 만큼, 아기들을 키우고 있는 주부들이 즐겨 방문할 만한 육아, 리빙 등과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6명의 파워블로거들을 컨택했다.

존슨즈 베이비 관계자는 “업체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대상인 주부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파워블로거를 선정해 하나의 홍보 툴로 사용하고 있다”며 “공통 카테고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파워블로거들의 의견이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에 대해 더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워블로거들 간에도 경쟁이 치열하다고 들었는데 파워블로거들이 네티즌들에게 더 잘 어필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개발하면 파워블로거 뿐만 아니라 업체에도 윈-윈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피부에 밥을 주는 여자’로 알려진 이금희 대표가 천연재료를 바탕으로 만든 화장품 브랜드 ‘임창정 곡물라인’의 경우에는 지난달 12일 열린 론칭쇼에 파워블로거 90여명과 동반자 1인을 함께 초청해 파워블로거들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한편 올 들어 특히 파워블로거가 화장품 업체에게 긴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기자에게 “파워블로그를 운영 중인 한 사람의 사적인 견해 하나가 회사 브랜드나 기업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에 블로거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진 못하겠지만, 일부 중에는 기업의 ‘블랙머니’를 노리고 하는 경우도 있고 온라인상에 카르텔(cartel)을 형성해서 어느 한 방향으로 몰고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게시물의 순수성에는 의문이 들 때가 많다”며 회의적인 목소리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뷰티 업계의 관계자도 “정보 공유 차원에서 블로그가 왕성하게 운영되는 건 좋지만 파워블로거 중에는 아예 이를 주업으로 삼고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유명 코스메틱 관련 카페를 이용해 파워블로거들을 연결하려면 카페에 물품이나 돈이 300~500만 원 정도 줘야되더라”고 귀띔했다.

파워블로거는 한정된 그룹이다보니 한 브랜드의 뷰티 클래스에 참가한 사람이 타사 브랜드의 이벤트에도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마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정보를 주고 객관적인 리뷰를 쓰려고 하는 등의 행위를 지향해야만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까지 진정한 ‘파워’를 미칠 수 있는 ‘블로거’라고 당당하게 규정지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