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프 룩' 화장의 한 전형. 이 메이크 업의 포인트는  버건디 립 컬러를 바른 검붉은 일술과  음영을 준  눈 화장 이다. (사진=메이크업포에버 공식 홈페이지)

태풍 '볼라벤'을 경계선으로 계절은 바짝 가을로 접어들었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이고 보면 찜통을 벗어난 여심의 한구석에는 뭔가 꿈틀이는 욕구가 있을 것이다. 이번 가을에는 어떤 분장으로 내 용모를 뽐내 볼 것인가. 그러면서 열심히 자신의 화장품 목록을 챙겨 봄 직하다. 그렇다면 올 가을 여심이 연출하는 메이크업의 대세는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뷰티 전문매체 '데일리 코스메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도발적 섹시미(美)'가 그 해답이다.

단순한 섹시미가 아니라 한술 더 떠서 도발성이 가미된다 ?  여심을 낚기에 바쁜 한량족이 아니더라고 대부분의 남성들은 어떤 모습의 도발이 가을 여인들의 얼굴에 나타날지 내심 기대와 호기심을 품을 만하다. 실제로  여성들이 화장을 할 때 일차적 타킷으로 삼는 대상은 언제나 남성들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남자들은 우아한 여성미를 선호해 왔다. 그 원조 모델은 단테가 사모한 베아트리체나 다빈치가 화폭에 담은 모나리자 같은 중세의 요조숙녀들이다. 그러나 그런 고전적 우아미는 남성과 여성들 모두로부터 매장을 당한지 오래다. 세칭 ‘청순녀’로 대변되는 이들의 모습은 만인의 사랑에서 벗어나 이제는 여성 박물관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청순녀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그리고 패션가와 스크린에서 퇴출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것은 남성의 달라진 이성관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을 사로잡고 싶어하는 여성의 도발적 심리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 여심들로 똘똘 뭉쳐진 정예군단의 최선봉에 서있는 전사들이  바로 ‘섹시녀’들이다. 그녀들은 세상을 햫해 이렇게 담대한 말을 한다. “남자들의 보호본능에 기대는 청순녀는 이제 가라. 이 시대는 남자들을 무릎 꿇게 만드는 섹시녀가 담당한다”고. 그러고 보면 청순녀를 멸종시킨 원천 세력은 섹시녀가 아니라 그들에게 오금을 못 펴는 남자들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요즘 섹시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장술은 ‘뱀프 룩(Vamp Look)’이라고 한다. 뱀파이어(흡혈귀)처럼 소름 돋는 싸늘한 빛깔의 눈매에 피가 묻은 듯한 붉은 입술에 포인트를 주는 화장 기법이다. 화장품 업자들은 벌써부터 ‘뱀파이어 컬러’를 발산하는 푸른 마스카라와 붉은 립스틱을 선전하기 바쁘다. 한편으론 네티즌들이 인기 높은 뱀파이어 컬러 제품이 화장품점에서 동났다고 안달을 한다. 

올 가을의 메이크업 트렌드는 ‘도발적 섹시미’라니 심약한 사람들이 거리에 나서려면 미리 강심제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드라큐라같은 화장을 한 섹시녀와 마주칠 확률이 많으니까. 그럴 경우에는 혼비백산하지 말고 마음을 가다듬어  시체 색깔처럼  푸르등등한 상대의 눈 자위에 경의를 표하고 피를 빨아먹은 둣한 시뻘건 입술에 외경의 눈길을 보내는 자세가 현명하다.  자고로 뱀파이어는 경배자(십자가)에 약했고 겁쟁이에는 인정사정이 없었으니 말이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