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제조사 SK케미컬·공청회 불참 옥시레킷벤킨저 겨냥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하 피해자모임)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발표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혜복)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이 정부와 가습기살균제 제조업체를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2003년 호주정부에 제출한 독성 자료 공개로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살균제 제조회사 SK케미컬과, 같은 유형의 제품을 판매했던 옥시래킷벤키저(이하 옥시) 등을 질타했다.

이들은 또 이들 업체가 가습기살균제 성분의 개발·제조과정에서 유독성 여부를 알게 된 시기와 사용량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보상 공청회에 불참한 옥시를 규탄하는 한편, 제품 불매운동 등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문제가 드러난 2011년 당시 “과학기술로 유해성을 알 수 없었다”며 면책 조항을 든 환경부와 피해자구제 특별법 제정을 완강히 반대하는 기획재정부에도 제조회사의 비호를 그만두고 국민의 편에서 피해자구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 유해성을 발표한 뒤 해당 제품은 강제회수조치됐다. 당시 해당 업체들은 정부의 조치를 이행하면서도 자신들은 제품의 독성을 알지 못했고 정부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업체 주장과 달리 SK케미칼은 이미 가습기살균제 유해성분 PHMG의 흡입독성을 인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상정 의원이 입수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 호주정부 자료에는 SK케미칼 PHMG 성분의 점막자극과 흡입독성 우려 내용이 들어 있다.

또 SK케미칼은 전신회사 유공 시절 1994년 최초로 가습기살균제를 개발해 ‘가습기메이트’란 제품을 출시한 전적이 있어 흡입독성을 알면서도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판매회사로서 공청회 전날 돌연 불참을 통보한 옥시래킷벤키저도 비판 대상이 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2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 개최 전 제조회사 대표로 옥시 대표를 진술인으로 넣은 바 있다. 전체 사망사례 127건 중 옥시 제품 단독 사용자 78명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옥시는 이미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참가를 거부한 전적이 있다. 이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공청회 진술 전 “제조회사가 국가가 마련한 조사와 문제 해결의 장을 전면 거부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SK케미칼은 위 내용과 관련, 지난 12일 해명자료를 통해 “SK케미칼은 PHMG의 흡입독성을 경고했고, 가습기살균제 용도로 판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는 공업용 항균제로 규정해 물티슈?부직포 살균 용도로만 판매했고, 가습기살균제 제조와 관련된 업체에 판매한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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