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마다 엇갈린 반응, "개선되니 좋다"VS"교육받을 시간 없다"

▲ 대형 미용실의 노동환경 개선에 대해 '개선되 좋다'와 '교육 받을 시간이 줄었다'는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한편 업계는 스태프를 "교육생 성격"이 강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 미용실 내부.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근로 조건이 많이 개선 돼 좋습니다.”
“우리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교육 시간이 줄어 아쉽습니다.”

일부 대형 미용실 스태프에 대한 노동환경이 문제가 된 이후 해당 업체는 물론이고 다른 대형 미용 업체들도 불똥이 튈세라 근로 시간 단축 등 스태프들에 대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동 환경 개선에 대해 당사자인 스태프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계약서 작성 등으로 노동 환경이 좋아져 일하기 좋아졌다’는 반응과 ‘노동환경 개선도 좋지만 우리는 교육이 더 필요한 데 교육 받을 시간이 줄어 아쉽다’는 반응으로 크게 나뉜다.

대형 미용실 스태프 ‘을’ 논란

최근 일부 대형 미용실 스태프(인턴)의 최저임금 위반, 장시간 노동, 4대 보험 미가입,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이 청년유니온의 지적과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드러나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었다. 특히나 연령이 상대적으로 어리고 약자의 위치에 있는 스태프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는 최근 ‘갑을’ 문제의 연장에서 더 논란이 됐다.

청년유니온의 2월 ‘미용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태프의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64.9시간, 평균 월 급여는 93만원이었다. 그러자 해당 업체들은 물론이고 근로감독을 받지 않은 다른 업체들도 발 빠르게 처우 개선에 나섰다. 대형 업체들은 노동 시간 단축, 임금 인상, 4대 보험 가입, 근로계약서 작성, 성희롱예방교육 등을 실시했다.

“일하는 사람 대접 받는 것 같아”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린다. 강서구의 한 대형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는 한 스태프는 “노동 시간이 줄어 ‘좋다’는 반응과 ‘교육 받을 시간이 없어 아쉽다’라는 반응으로 엇갈린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 비율은 거의 “반반”이라고 덧붙였다.

노동환경 개선으로 좋아졌다는 반응이 한 축이다. 대형 미용실 업체에서 일하는 한 스태프는 “야근 수당이 없었는데 야근수당도 생기고 휴일도 있어서 좋다. 노동자로 대우 받는 것 같아 좋다”고 밝혔다.

“교육 받아야 하는데…”

그러나 노동환경 개선이 좋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일부 미용실은 퇴근 시간이 되면 스태프들을 반강제로 퇴근을 시킨다. 스태프가 남아 더 일을 한다거나 교육을 받겠다고 해도 업체 측은 퇴근을 종용한다는 것이다. 장시간 노동 논란을 아예 차단하겠다는 의도이다.

교육을 받아야 하는 스태프 입장에서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스태프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감수하겠다는 배경엔 이들에겐 교육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교육을 빨리 마치는 게 이른 퇴근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통상적으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3년 여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태프와 디자이너는 하는 일도 다르지만 급여 차이도 상당하기 때문에 스태프들은 당장 일을 더 해도 빨리 교육을 마치는 게 더 중요해 진다.

통상 스태프들은 자신이 속한 업체의 아카데미와 매장의 디자이너에게 교육을 받는다. 디자이너 교육은 일과 이후에 이루어진다.

교육이 이렇게 중요하다 보니 스태프는 자신의 권리를 일부 포기해서라도 교육을 받기 원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용업계의 ‘갑’으로 떠 오른 대형 미용실 업체의 상황도 작용한다. 

업계 “스태프는 교육생 성격”

L 업체에서 스태프로 일했던 우민승(가명) 씨는 “대영 업체 스태프로 일하는 게 디자이너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디자이너가 되려는 친구들은 불합리하다고 느껴도 이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는 업체 측의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업체는 스태프를 일하는 노동자라기보다는 ‘교육생’으로 보는 면이 강하다. 그러다 보니 ‘스태프는 교육생인데 웬 근로기준법’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대형 미용실 업체 관계자는 “스태프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좀 다르다. 스태프는 교육생의 성격이 큰데 고용노동부나 언론에서 일반 아르바이트와 비교하며 같은 기준으로 바라봐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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