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 광고, 허위 광고라도 단속하기 힘들어...

▲ <사진: 우리나라 최고 다단계회사들의 화장품, 용기가 화려하지 않고 기능성에 집중했다는 것이 특징>
다단계회사들이 판매중인 화장품은 부작용이 생겨도 큰 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소비자이자 판매자이기 때문이다.  

세계 다단계 랭킹 10위 업체중 4곳은 화장품 업체고 나머지 업체들도 생필품과 함께 화장품을 판매중에 있다. 결국 대부분의 다단계업체들은 화장품을 팔고 있다. 이들이 판매하는 화장품은 시중에서 보는 화장품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토피치료에 좋다. 여드름 싹 없어진다. 기미 깨끗이 사라진다. 주름도 펴진다’ 등등 말만들으면 신비의 명약이 따로 없다.
 
수원에 사는 이모씨는 3세아이에게 다단계로 산 R*아토피크림을 발랐다가 피부과 신세를 지게됐다. “평소 아토피가 있는 아이여서 더욱 잘 됐다 싶어 구입했다. 제품 바르고 3일후부터 심하게 긁더니 아토피가 더 심해졌다. 피부과에서 처방받고 화장품 끊었다”며 제품을 구매한 다단계회사에 문의하니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다.
 
명현현상이 있어서 계속 바르면 훨씬 좋아진다. 아토피에 효과 본 사람 엄청 많다’ 며 전혀 하자 없음을 강력히 주장했다고 한다. 이씨는 자신이 구입한 화장품의 성분을 확인해 보고서야 이해가 되었다고 한다. 이씨가 확인 성분에는 아이가 사용하면 안되는 성분들이 많았다.
 
특히 ‘▲페트롤라툼-모공을 막아 아토피아이들에게는 좋지 않은 광물성분 ▲디메치콘-실리콘성분으로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여 촉촉하게 만들지만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키기 쉬우며 피부가 얇은 아이에게 사용하지 말아야 함’ 등의 성분들이 주요 성분명으로 포함되어 있어 아이 증세가 심각해 졌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이를 근거로 문제를 삼기에는 자신도 판매자라는 사실이 발목을 잡았다. 자신도 누군가를 회원으로 추천했고 앞으로도 그리해야 하는데 만약 자신의 부작용 사실이 밝혀지면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연신내에 사는 최모씨(34세)는 친구로부터 N**화장품이 좋다는 칭찬을 듣고 스킨케어라인 일체를 구입했다. 또 판매자가 되면 회원가로 30%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빨리 회원등록하고 사람들 많이 데려오라는 말을 듣고 회원등록하면서 구매자이자 판매자가 되었다.
 
평소 생리전이나 피곤할때면 트러블이 있었던 민감성인데 친구가 그런 피부에 특히 좋다는 말을 무조건 믿었던 것이 문제였다. 기초제품만 열심히 바른지 3~4일부터 피부가 뒤집히기 시작해 일주일째엔 결국 피부과 신세를 지게 되었다. “한동안 끊었다가 다시 바르면 괜찮아 진다. 명현현상 때문이다”는 친구말을 듣고 다시 썼다가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결국 화장품을 쓰레기처리하고 다단계도 끊고 친구와도 작별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단계회사들은 광고를 하지 않는다. 광고비로 나갈 비용 30%를 모두 회원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이익을 배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만 잘 모으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다단계회사다. 학벌이나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가입하면 회원이 되면서 동시에 사장님이 되는 곳이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해야 매출이 오르게 되니 부작용이나 나쁜 소문은 알아서 차단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화장품 사용중 불편사항은 거의 본인 몫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보고서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다단계 업체는 94개, 총 470만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고 이는 5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해 30%가 증가한 수치다. 매년 새로운 다단계회사들이 생기거나 없어지기도 하면서 사기범죄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다단계업체 M**코리아의 정모씨(56세)는 “활동중인 다단계회원들의 약 80%가 여성들이다. 여성들이 가장 쉽게 판매할 수 있는 분야가 화장품이어서 우리회사도 조만간 화장품을 출시한다. 기초제품과 헤어제품 위주로 5월부터 제품이 들어온다. 원료가 워낙 좋아서 화장품도 잘 팔릴 것 같다”며 아직 써보지도 않은 화장품에 대한 칭찬일색이다.
 
일반 화장품 회사들의 제품들은 식약처의 감시가 아니어도 브랜드에 흠이 가지 않기 위해서 연구하고 검증하고 평가하는 다양한 과정을 거쳐 시중에 나온다. 다단계는 그러한 길고 지루한 공정을 거치는 대신 소비자이자 판매자인 회원들이 써보고 검증하고 부작용까지 감당하고 광고하지 않는 비용까지 돌려받을 수 있으니 수익이 쉽게 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