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제의 백탁현상을 미백효과라 느끼는 소비자 많아

최근 ‘즉시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주는’ 미백 화장품이 학생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실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대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윤정아(가명)양은 몇 달 전 인터넷을 통해 처음 미백 로션을 접하게 됐다. ‘바르는 즉시 하얘진다’는 광고 문구가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충분했고 실제로 제품 사용 후 효과도 보았다. 윤 양은 “메이크업 제품이 아닌 단순 로션제품이라 학생들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어 인기"라며 "사용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과연 그럴까?

 다수의 피부과 전문의들 ‘단순히 화장품을 바르는 것만으로는 단기간에 미백 효과를 볼 수 없다’고 단정한다. 미백 화장품의 원리가 피부를 까맣게 하는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것뿐이지 이미 까맣게 변한 것을 희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들이 경험한 효과는 무엇일까?

 

▲ 위 사진은 본 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런 미백효과는 사실 단순 백탁 현상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즉 본래 피부가 하얘지는 것이 아니라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 때문에 단순이 눈에 '하얗게 보이는 것'뿐이다. 그런데 몇몇의 소비자들이 이러한 현상을 본래 피부가 하얗게 되는 '미백효과'라 오인하고 있다.

미백의 ‘의학적 개념’은 미백성분이 피부로 흡수되어 피부를 검게 만드는 세포 속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것이다. 단순히 표면에 특정 성분이 남아 하얗게 보이는 ’백탁현상‘ 과는 그 정의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백탁 현상’이란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을 때 피부가 하얗게 보이는 현상인데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 중 하나인 '티타늄디옥사이드'가 원인이다. 이 성분의 특징은 닿는 모든 빛을 반사시켜 육안으로 ‘하얗게’ 보이게 한다.
 
실제로 미백효과를 준다는 여러 제품을 조사한 결과, 전성분을 공개한 제품에는 공통적으로 ‘티타늄 디옥사이드'를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불구, 몇몇 업체들은 이러한 백탁현상을 이용해 해당 제품을 마치 단기간 내에 미백효과를 내는 똑똑한 제품처럼 광고하고 있는 것이였다.

식약처는 이런 사항에 대해 "해당 제품 광고에 사용된 문구가 대다수 외래어기에 미백효과 광고를 의도했다 판단하기 어렵다"며 정의하고, “다만 해당 제품군에 대해 재검토후 마케팅 등에 문제가 있다면 조취를 취할 것”이라 밝히며 해석을 유보했다.

소비자들이 미백 화장품에 구입하는 원론적 이유는 ‘본래의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어긋나 자외선 차단제에서나 볼 수 있는 단순 백탁현상을 ‘미백효과’라면 수긍할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미백에 관련된 정확한 개념 도입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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