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화에 난색 표명 VS 상인들 매출 증대 기대감'

▲이화여대 전경. photo by 이화여대 공식 블로그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몰려올 중국인을 맞이하는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 학생들과 학교 앞 상인들의 표정이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한국 관광 공사는 10월 1일 시작되는 국경절 기간 동안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은 최대 16만이 될 것이라 추산한 바 있다.

이화여대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 관광 명소 중의 하나이다. 오래된 건축물과 나무로 꾸며진 교정,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ECC(Ewha Campus Complex)’라는 랜드마크형 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명인 이화(梨花, Li hua)’가 중국어로 ‘이익을 내다’라는 의미의 ‘리파(利發, Li fa)’와 발음이 비슷해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이 곳이 ‘부자로 만들어주는 관광지’로 여겨지고 있다.

‘여대’라는 학교 특성상 학교 앞 거리에 화장품샵이 많이 들어서 있다는 점도 중국인들의 한국 화장품 선호 추세와 맞물려 중국인들이 이화여대를 많이 찾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런 실정 속에, 국경절이 다가오자 이화여대 학생들은 걱정이 많아졌다. 학교를 오로지 ‘관광지’로만 생각하는 중국인들 때문에 겪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교정 곳곳에 드러누워 있는 관광객, 학생들 사진을 악의적으로 찍어 자신의 중국 블로그에 올리는 관광객, 수업하는 공간까지 들어가 소란을 피우는 관광객들 때문에 학생들은 이미 노이로제가 걸렸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10만 대군이 몰려와 학교를 함락시킬 것’이라며 농담 섞인 우려를 드러내기도 하고, ‘학교는 공부하는 공간인데 왜 관광 명소가 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상인들은 매출이 오를 기대감으로 부풀어있다. 이미 학교 앞 대부분의 화장품샵에는 중국어가 가능한 중국인 혹은 조선인 직원이 배치돼 있으며, 제품의 중국어 설명도 강화했다.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잇츠스킨 등의 브랜드는 국경절 기간에 맞춰 프로모션도 준비한 상태다.

중국인 관광객은 자신이 쓸 것, 친구의 부탁, 선물용 등의 이유로 한 번 살 때 대량으로 산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국경절 기간 대부분의 국내 로드샵 브랜드들이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상인들의 표정은 학생들과는 사뭇 다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4년 2월에 내놓은 ‘2013 외래 관광객 실태 조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개별 여행객의 1인 평균 지출 경비가 가장 많으며, 중국인 약 2천 4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인당 총 지출 경비는 한화로 평균 260만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쇼핑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관광 수입의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화여대를 찾는 그들을 마냥 불청객으로 받아들일 수만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불편함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국민이자, 미래 우리 사회를 책임질 학생들이 공부하는 곳이 중국어로 가득한 관광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위해 학교 차원에서 혹은 문화체육관광부 정책 차원에서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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