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화 오염·가격 책정에대한 의구심 등 파워블로거 마케팅에 대한 불만 속출

[데일리코스메틱=한승아 기자] 최근 샤넬이 파워블로거에겐 정품을 증정하고 VIP 고객들에겐 연말 선물로 연필을 증정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태를 비꼬아 파워블로'거지'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일반 소비자들은 화장품 업계의 파워블로거 모시기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 일까?

#대학생 배상아 양 "상업적인 파워블로거가 국내 검색 문화를 망쳤다"

대학생 배상아 양(23세·가명)은 파워블로거가 국내 검색 문화를 망친 주범이라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배 양은 "순수한 후기글을 보고 싶어도 파워블로거의 상업적인 후기글이 너무 많아 진짜 정보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블로거들이 원고료를 받고, 마치 실제 경험한 냥 후기글을 올리다보니 거짓·과장 정보가 넘친다. 결과적으로 상업적인 블로거들이 검색문화 망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배 양은 "처음 화장을 배울 때 블로거들의 화장법이나 후기글을 많이 참조했다. 몇몇 블로그는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고 매일매일 방문할 정도였다. 블로그에서 추천하는 화장품을 실제로 많이 구입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그 글이 업체로부터 돈과 화장품을 받고 쓴 댓가성 후기글이라는 사실을 알고 배신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솔직하게 후기를 쓴다고 해도 '공짜'라는 특성상 좋게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 실제로 파워블로거들은 사용해 본 단점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돌려 말한다. 예를들어 커버력이 나쁜 화장품은 '자연스럽다'고 표현하고, 피부에 안 맞는 제품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고 적는다. 이것이 어떻게 솔직한 후기글인가? 이젠 글 말미에 '해당 후기글은 업체로부터 소정의 원고료와 제품을 증정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라는 문구만 봐도 치가 떨린다"고 덧붙였다. 

▲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다양한 대가성 후기글들 (사진출처= 네이버)

#직장인 K씨 "파워블로거 아니면 마케팅 수단이 없는가? 가격 책정 의구심 든다"

직장인 K씨는 "화장품 업계는 파워 블로거 외에 마케팅 수단이 없는가? 도대체 왜 그렇게 많은 양의 화장품을 시장에 무료로 뿌리는 지 모르겠다. 그 돈으로 차라리 본래 화장품 가격을 낮춰라"라며 화장품社의 가격 책정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물론 블로거 후기글이 일반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긴 하다. 화장을 정말 잘하는 블로거들을 통해 뷰티팁을 배울 수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적정선을 지킬 줄 알아야한다. 최근 화장품 업계는 한정판이여도 한 달에 수 백개씩 화장품을 무료로 뿌리고 있다. 뷰티와 완전히 관계없는 요리 블로거한테도 화장품을 무료로 증정한다. 정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K씨는 "화장품社가 파워블로거 마케팅에 쓸 수 있는 돈은 일반 소비자의 구매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파워블로거한테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한테 가격 인하로 보답해라. 화장품을 돈 주고 사주는 사람은 파워블로거가 아닌 일반 소비자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학원생 윤다희 씨 "파워블로거 마케팅으로 고가의 수입 브랜드도 이미지 저렴해졌다"

대학원생 윤다희 씨(27세·가명)는 한 해에 수입 화장품을 수 백만원 어치 구매하는 화장품 매니아다. 또한 그녀는 최근 샤넬로부터 연필을 선물받은 샤넬의 VIP고객이기도 하다.

그녀는 "수입 화장품은 원체 가격이 비싸고 가격 인상 역시 잦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를 비롯한 대다수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구매한다. 물론 여기에는 '남들이 많이 쓰지 않는 화장품을 쓰고 싶다'는 욕망도 섞여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다. 이미 고정 소비자층을 확보한 고가의 수입 브랜드가 왜 굳이 무상으로 제품을 시장에 뿌리고 있는지 모를 노릇"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수입 화장품을 사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특별함'이다. 그런데 고가의 수입 화장품이 파워블로거들에겐 무상으로 제공되다보니 이미지 자체가 저렴해졌다. 이제 샤넬이나 디올같은 고가의 명품 화장품도 더이상 럭셔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파워블로거 마케팅으로 인해 업체로부터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받았다. '대학원 가지말고 파워블로거나 할 걸'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파워블로거 마케팅을 하지않는 다른 수입화장품으로 갈아탈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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