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브랜드와의 비교 대상 '저렴이'에서 품질력 인정 받고 당당하게 홀로선 '저렴이'

[데일리코스메틱=송건정 기자, 강민정 수습기자] 한국의 화장품 제조 기술력이 날로 발달하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의 품질력에 대한 신뢰가 두터워지면서, 특정 브랜드의 대체제로서 인식되던 ‘저렴이’가 이제는 그 자체로서 주목 받는 새로운 ‘저렴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종전까지 한국 화장품 업계의 ‘저렴이’는 특정 고가 브랜드 제품의 기능, 품질과 비교되며 ‘A브랜드 짝퉁’, ‘B브랜드 저렴이 버전’ 등으로 불리는 식이었다. 즉 이러한 양상의 저렴이 열풍에는 ‘고가 브랜드의 품질이 더 뛰어나고 좋지만 가격이 부담되니 그에 버금가는 저렴한 제품을 찾자’는 소비자의 인식이 깔려 있었다.

소비자의 인식이 이렇다 보니, 화장품사에서도 이런 저렴이 열풍을 이용해 스스로 자처해 고가 브랜드와의 비교 품평을 제안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미샤가 진행했던 비교 품평 마케팅. 사진제공=미샤

하지만 현재 소비자들은 고급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가격 면에서 더 저렴한 제품으로서의 저렴이가 아닌 저렴이로써의 저렴이를 찾고 있다. 뷰티에 관한 정보가 활발히 공유되는 한 인터넷 뷰티 커뮤니티에는 ‘발림성 좋고 색 예쁜 저렴이 파데 있을까요’, ‘좋은 저렴이 아이크림 추천 해주세요’, ‘투명 립글로즈 저렴이로 추천해 주세요’ 등의 글이 눈에 띈다.

‘저렴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도 가격과 품질 면이 뛰어난 제품으로 새로이 정의되며 재평가 받고 있는 것. 이는 로드샵 태동 이후 브랜드들이 꾸준히 쌓아온 제품에 대한 신뢰도 덕분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해외 브랜드 제품의 가격에 대해 거품이 잔뜩 꼈다고 느끼며 똑똑한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가 는 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업고 이제 저렴이들은 고급 브랜드 제품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각 카테고리에서 좋은 평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저렴한 제품들. 왼쪽부터 차례로 스킨푸드, 미샤, 비욘드, 더페이스샵 제품.

이에 화장품社들의 마케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인기 있는 누군가의 ‘저렴이 버전’으로 불리기 위해 용기 디자인을 따라하는 등 모방적 마케팅 요소가 많이 줄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은 제품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봐주기 때문. 오히려 디자인에서 모방 제품이라는 첫 인상을 받으면 구매욕이 떨어진다는 소비자도 있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발달로 제품 하나를 사더라도 요모조모를 꼼꼼히 따져보고 사는 스마트한 소비자는 점차 늘고 있다. ‘비싼 것이 제 값을 하더라’라는 말은 화장품 업계에서는 옛말이 됐다. 좋지 않은 경기 탓에 얼어 붙은 내수 속에서도 활활 타오르는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을 채워줄 국산 저렴이들의 활약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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