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가격 상향 조정, 타 수입 브랜드와 다른 행보

[데일리코스메틱= 특별취재팀] 지난해 12월 백화점 가격을 인상했던 로레알 그룹에 이어 이번에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 엘카(ELCA) 그룹이 국내 면세가를 상향 조정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엘카그룹은 자사의 주요 브랜드 제품의 면세가를 소폭 인상했다. 이에따라 에스티로더의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아이 싱크로나이즈드 콤플렉스 II는 70달러에서 71달러로 가격이 인상됐으며, 바비브라운의 아이섀도우 역시 기존보다 3.5%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크리니크의 모이스춰 써지 익스텐디드 써스트 릴리프(125㎖)는 가장 큰 가격 상승폭을 보였는데, 55달러에서 63달러로 약 14.5%나 인상됐다.

▲ 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이와관련 에스티로더 홍보팀 관계자는 "면세에 관한 내용을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다. 브랜드 홍보팀 측이 관할하는 사항이 아니기에 이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한 면세점의 에스티로더 매장 직원은 "에스티로더의 전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 아니라, 일부 제품의 가격이 상승한 것"이라며 "인상폭은 대부분 1달러에서 1.5달러 사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비단 한 면세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모든 면세점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가격"이라 전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이번 가격인상에 대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최근 고급 수입 브랜드들이 국내에서의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내놓고 있는 와중에, 엘카그룹은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  

특히나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인 달러 강세로 다수의 수입 화장품社가 가격 낮추는 정책을 보여왔다. 지난 12월 백화점가 인상을 발표했던 로레알 그룹도 랑콤과 키엘·비오템·슈에무라 등 자사 브랜드의 면세점 가격만큼은 평균 3%정도 인하했다. P&G 산하의 SK-Ⅱ역시 이달 1일부터 면세점 화장품 가격을 평균 4%에서 5%만큼 낮췄다.

또한 요즘은 샤넬·버버리등 굵직한 수입브랜드도 매출 부진으로 백화점에서 방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부르조아,스틸라 등 아예 백화점 입점을 포기하고 다른 유통망으로 눈을 돌린 수입 브랜드도 많다.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 화장품 의존율이 그만큼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직장인 유민영(31세·가명)씨는 "나뿐만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에스티로더처럼 가격이 비싼 수입 화장품은 백화점보다는 주로 면세점을 통해 구매한다. 따라서 이번 가격 인상 소식이 별로 달갑지 않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녀는 "보통 수입화장품은 사치재로 인식되지 않는가. 가격이 하락해야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할텐데 어째서 면세가를 인상했는지 모르겠다. 또한 면세점 가격은 세금같은 외부 요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아무리 소폭 인상된 것이라 할지라도, 에스티로더의 이러한 행보가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에스티로더 그룹의 이러한 가격 인상이 독점적인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스티로더의 화장품을 '필수재'로 인식하고 있는 고정 소비자층이 있기에, 가격이 인상돼도 매출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것. 가격 탄력성이 낮은 재화일수록 가격 인상 시 총 매출이 쉽게 증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가격 인상을 현명하다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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