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는 일개 화장품이 아니라 한류 '트레이드 마크'의 하나라는 인식 필요

[데일리코스메틱=편집국]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 브랜드의 하나인 미샤의 ‘홍콩 매장 폐점 사태’는 우리 코스메틱업계는 물론이고 '한류'에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홍콩의 미샤 직영점 3개가 지난 2일 일시에 문을 닫았다. 매장 앞에는 폐점을 알리는 공고문이 걸렸고 직원들에게는 "사장은 떠났다. 다들 떠나도 좋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갑작스런 폐점에 소비자들은 당황했고,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은 분노했다. 

지난 2004년 12월 홍콩에 첫 진출한 미샤의 현지 점포수는 모두  20개로 3개는 직영점, 17개는 가맹점이다. 미샤는 홍콩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에이전시를 통해 영업을 하고 있다. 즉, 수출을 통해 제품만 공급할 따름이며 현지 판매와 관리는 현지 에이전시(판매대행사)가 일괄적으로 맡고 있다.

사진제공=http://topick.hket.com

서울의 미샤측은  "홍콩 쪽 에이전시의 모회사 사정으로 인해 3개 직영점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물건 수출만 하고 대행사에서 나머지 모든 것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의 미샤 본사측은 이번 폐점사태에 대해 홍콩 내 미샤 제품 판매대행을 맡고 있는 모기업이 경영난을 겪으며 일어난 '사건'으로 설명한다. 서울의 본사 측과는 "무관하게 일어난 일"이라고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홍콩 화장품 업계에서는 미샤 매장 폐점을 한류 '트레이드 마크'의 하나인 한국 화장품간의 치열한 경쟁의 산물로  해석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미샤는 지난 2년간 홍콩에 새롭게 진출한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과 같은 중저가 한국 화장품에 밀려 고전해온게 사실이다.

홍콩신문 밍빠오(明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허사오중(何紹忠) 홍콩화장품협회의  이사장은 미샤 폐업의  원인으로 ▲미샤가 갖고있는 단일 브랜드로서의 한계 ▲한국 여행자유화로 인한 중국인들의 한국내에서의 구매 증가 ▲홍콩 매장 임대료의 급속한 상승 ▲홍콩내 인건비 급등 4가지를 들었다. 또한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로 홍콩을 찾은 중국본토 관광객이 줄어든 것도 미샤 폐업과는 다른 이유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국내 화장품업계에서는 미샤의 홍콩 매장 영업 중단이 결국 해외 실적 부진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3분기까지 미샤 해외법인의 매출은 377억 원으로 전년동기 417억 원 대비 9.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야 어떻든  이번 사태로 인한 미샤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미샤 사태'가 한국 화장품업계에 주는 큰 교훈은 이제껏 해외 진출에 있어 앞만 보고 달려간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뒤를 돌아볼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일 것이다. 현지 판매대행사를 통해 해외에 진출해 있는 브랜드라면, 현지 대행사의 재정 상태나 경영 상황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의 다른 화장품 브랜드들도 이번 '미샤 사태'를 계기로 진출해 있는 해외에서의 매장이나 에이전시 등의  운영 실태를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미샤 사태를 전혀 남의 일처럼 강건너 불구경 하듯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세계 시장에서 무작정 몸집을 불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번 '미샤 사태'를 통해서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미샤는 브랜드의 이미지 실추가 더 커지지 않도록 문제를 잘 풀어나가야 한다. 그것은 미샤라는 브랜드가 일개 한국 화장품에 그치지 않고 한류를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의 하나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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