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블로거 일상 훔쳐보는 눈팅족 늘자

[데일리코스메틱=한승아 기자] 주부 원희은(34세·가명)씨의 하루 일과는 럭셔리 블로거들의 새로운 게시글을 확인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럭셔리 블로거'란 명품 쇼핑과 특급 호텔을 넘나드는 호화로운 일상을 게재하는 블로거를 뜻한다. 원씨가 즐겨찾기 등록을 한 럭셔리 블로거만 해도 무려 3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화려한 일상이 담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위 사진은 본 기사의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출처=retail-insider.com)

#주부 원모씨 "일종의 대리 만족이랄까요. 남의 사진으로 사치에 대한 허기를 채우는 거죠"

원 씨는 임신과 함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대한민국의 평범한 주부다. 그녀는 "매일 바쁘게만 돌아가던 일상이 임신과 함께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며 "그래서 럭셔리 블로거들의 일상이 담긴 글을 통해 유희(遊戱)와 사치에 대한 허기를 채우기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아이를 낳아본 주부들이라면 모두 아실거다. 임신도 임신이지만, 출산 후 몇 개월 간은 밖에 나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나 역시 결혼 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아침마다 화장하고 패션에 신경쓰던 여자였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육아에만 몰두하다보니 그런 것은 더이상 꿈도 못 꾸겠더라. 시간도 시간이지만 분유값, 기저귀값 등 돈 들어갈 구멍 투성이었다. 일상이 빡빡하고 무료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것이 럭셔리 블로거였다"고 말했다.

원 씨는 "처음 접한 럭셔리 블로거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외제차, 명품백은 물론이며 아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특급 호텔로 스파를 받으러 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같이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이렇게 생활이 다를 수 있구나 싶더라. 처음엔 부러움이 컸지만 갈수록 박탈감이 커져 그만보려고도 해봤다. 그러나 유명 잡지에 버금가는 '보는 재미'를 포기하기 쉽지 않았다. 주부 커뮤니티에서도 럭셔리블로거는 당연 화제의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파워 블로거는 가라! 화장품 의류 업계, 럭셔리 블로거 협찬에 주목한다"

원씨와 같이 럭셔리 블로거를 훔쳐보는 눈팅족들이 늘자 SK2·시슬시와 같은 고가의 수입 화장품과 패션업계까지 럭셔리 블로거 협찬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럭셔리 블로거들에게 뷰티클래스 참석과 제품 협찬은 물론, 심지어는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해외 행사에까지 초청하고 있다. 명품 쥬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아펠'은 지난해 럭셔리 블로거와 함께 화보 촬영도 진행했다. 유명 톱스타에 버금가는 파격적인 대우다.

이와관련 유명 수입화장품社 관계자는 "백화점 화장품의 경우 주 타겟층이 30대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연령대가 낮은 일반 파워 블로거보다는 30대 주부인 럭셔리 블로거와 함께 일을 진행하기도 한다. 수입 화장품이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럭셔리 블로거들의 이미지가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도 큰 매력 중 하나다. 럭셔리 블로거들이 30대 여성 팔로워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럭셔리 블로거와 행사를 진행할 때는 일회성에서 끝나는 단발성 관계가 아닌 지속적인 관계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행사와 관련된 필요 경비외에 금전적인 댓가를 따로 지불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외에서 하는 행사는 꽤나 비용이 드는 편이다. 비행기 티켓값, 호텔 숙박 등 프로그램과 관련된 비용은 회사 차원에서 지원한다. 럭셔리 블로거도 해외 행사에 참여할때는 이코노미클래스 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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