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과 외모지상주의 조장 vs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해결책 제공

[데일리코스메틱=이슬기 기자]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지원자들의 인생을 바꿔준다는  메이크오버쇼 ‘렛미인(Let 美人)’이 곧 다섯 번째 시즌을 맞는다. 시청률이 저조하다 싶으면 다른 프로그램으로 교체되기 쉬운 방송사의 생리를 고려할 때, 렛미인의 장수는 여러 의미를 갖는다. 성형 전과 후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줘 화제성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성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공공연해졌음을 의미한다. 렛미인 외에도 국내에는 ‘미녀의 탄생:리셋’, ‘변정수의 룩앳미’, ‘백투마이페이스’, ‘도전 신데렐라’ 등 다양한 메이크오버쇼가 존재한다.

외모 콤플렉스로 자신감을 잃고 고립된 사람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성형 상담과 진료비를 부담하는 프로그램 측의 의도는 훌륭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장된 표현과 단편적인 면만을 보여줘 성형을 조장하고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트렌드모니터의 성형 관련 메이크오버(Makeover) 프로그램 조사

실제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지난 20일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는  외모 콤플렉스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공해준다는 측면(35.6%)보다는 자칫 성형을 조장할 수도 있는 선정적인 프로그램(55.7%)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트렌드모니터의 성형 관련 메이크오버(Makeover) 프로그램 조사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또한 방송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크게 드러냈다. 전체 10명 중 8명 정도가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며(78.2%), 성형을 부추기거나 성형을 쉽게 생각하게 만든다(77.6%)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이 성형외과 홍보를 위해 사용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의견도 72.3%로 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프로그램의 구성과 내용에서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렛미인의 경우 메이크오버 지원자의 성형 전 모습을 영상으로 보며 여성 패널들이 지나치게 놀라거나 경악스런 표정을 짓는 것을 줌인해 연출한다. 그런가하면 지원자의 성형 전 모습을 보며 동정을 하기도 한다. 과연 그들의 모습이 경악스럽다거나 동정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러한 패널들의 반응은 고스란히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전이될 수 있기에 패널들이 느끼는 경악, 동정, 혹은 놀라움의 감정이 전반적인 사회적 인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렛미인3 8회에 김은애 씨는 외모 때문에 남편에게 이혼을 강요당하는 사연을 들고 방송에 출연했다. 그리고 성형 후 남편이 더 이상 이혼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태도를 바꾼 부분이 방송을 탔다. 이러한 방송은 마치 이혼과 불화의 원인이 모두 아내의 ‘못생긴’ 외모에 있었는가 하는 의문점을 남긴다.

▲트렌드모니터의 성형 관련 메이크오버(Makeover) 프로그램 조사

하지만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의 기존 기획 의도와 같이 순기능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절반(50.8%)이 외모콤플렉스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해결책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었으며, 10명 중 6명(58.8%)은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을 통해 당당하게 세상에 나온 출연자들이 맞이하게 될 제 2의 인생을 응원해주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올해 초 JTBC에서 ‘화이트 스완’이라는 또 다른 메이크오버 쇼를 준비하고 있다. 진행자로는 이승연과 이특이 내정된 상태. 한국 여성들의 성형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는 한, 메이크오버 쇼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듯하다. 이에 따른 영향력도 날로 커져 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순기능은 살리되 좀 더 성숙한 사회적 인식을 만드는 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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