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인식부족? 금년부터 초미세먼지 예보제실시 걸음마 단계...제품빨리 나와야

[데일리코스메틱=정아희 기자] 2014년부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화장품이 우리나라에서는 별 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4년부터 초미세먼지로 인한 피부손상을 방지하는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있다.

공기중 유해물질로 인한 피부손상을 방지하는 안티폴루션 제품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품군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ABC 방송에서 안티폴루션 화장품에 관한 뉴스를 대대적으로  방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어 랑콤, 슈에무라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부손상을 방지, 관리해주는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종류도 클렌징, 기초, 색조제품 등 다양하다.

사실 안티폴루션 화장품들의 인기는 중국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대기오염문제는 중국인들의 삶의 질 뿐 아니라, 피부건강까지 크게 위협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중에서도 가장 골칫거리는 황사와 미세먼지다. 이 둘의 차이점은 황사는 내몽골 사막 모래가 날라온 것으로 토양성분이 대부분인 반면, 미세먼지는 석탄(연탄)이나 석유(자동차연료)등  화석연료가 타면서 발생하는 이온성분과 광물성분이 많이 함유된 유해물질이라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매연이나 공장굴뚝 등을 통해 배출된다. 이 둘의 공통점은 입자가 작아 일반 마스크로 먼지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미세먼지 가운데서도 입자의 지름이 2.5㎛ 이하인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하는데 대기오염물질중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이 바로 이 초미세먼지다. 영어로는 PM2.5(Particulate Matter Less than 2.5㎛)라고 한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PM 10, 입자크기가 10㎛이하)와는 달리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암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가장 해로운 먼지로 알려져 있다.그래서 '소리없는 살인자(silent killer)'로 불리기도한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다. 2014년 기준 중국 사망 원인의 15% 이상이 미세먼지라는 통계까지 나오면서, 중국 국민들의 PM2.5에 대한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실제로 작년 중국에서는 어떤 제품이든지 광고에 'PM2.5', ‘미세먼지’라는 문구만 등장하면 판매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유니레버의 화장품 브랜드 폰즈(PONDS)는 아예 PM2.5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PM2.5 클렌징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이제 중국 화장품 브랜드에서 ‘안티폴루션’ 라인은 미백라인, 보습라인처럼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다.

Pond's의 PM2.5 라인 화장품 광고장면

이와 같은 안티폴루션 화장품의 세계적인 인기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매년 봄만 되면 중국의 황사 영향권 아래에 놓여있는 한국의 실정을 고려하면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 자체가 낮은 편이다.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미국, 호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PM2.5에 대한 예보제도를 일찌감치 마련해 방송, 신문 등 언론에서 크게 다룬 반면, 한국은 2014년 5월부터 초미세먼지 예보를 수도권에서 시범 실시하고 2015년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기오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으니 국민들의 불안감도 크지 않고, 이에 브랜드들도 안티폴루션 제품 제작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작년과 재작년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클렌징 디바이스들 역시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초미세먼지 제거’가 주된 용도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모공 청소기’로 더 많이 광고되고 있다.

최근 국내 메이저 화장품 브랜드 중 안티폴루션 제품을 출시한 것은 아이오페가 거의 유일하다. 아이오페는 스트레스와 외부 유해환경으로 인한 도시형 노화를 케어하는 ‘어반에이징 코렉터’를 출시했다.

이에 대해 모 화장품회사 홍보담당자는 안티폴루션 화장품 발매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은 없다. 다만 세계적으로 이 같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동향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5년부터 초미세먼지 예보가 시작된 만큼 대기오염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류에 힘입어 우리나라 브랜드숍에서도 믿을만한 안티폴루션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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