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렬전문의, "이중 맹검 비교법보다 더 의미 있는 결과 도출 가능하다"

[데일리코스메틱=강민정 기자] 의학계에서 화장품 임상실험 효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정진호 서울의대 피부과 교수는 "현행 화장품 임상시험은 바르기 전·후를 단순히 비교하는데 그쳐 실험자와 피실험자의 주관이 들어간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부정확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대표 사설 임상실험연구기관인 (주)대한피부과학연구소의 이경렬 대표이사(피부과 전문의)는 "화장품 단순 전후 비교 임상 실험이 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이중 맹검 비교법 보다 오히려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만약 이중 맹검 대조군 비교 임상연구(실험자와 피험자의 주관 개입이 철저히 배제되도록 실험 환경을 통제하는 실험법)를 실시하더라도, 경력이나 경험이 없는 의사나 대학원생이 이를 도맡는다면 그 결과의 정확성은 보장할 수 없다”며 “철저하게 질 관리가 잘 된 전후 비교 임상이 오히려 더 정확한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주)대한피부과학연구소의 이경렬 대표이사

‘질 관리’란 ‘연구원의 숙련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임상실험 경험이 풍부하며, 실험 시 사용되는 첨단 기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연구자에 의해 실험이 진행돼야 한다. 숙련되지 않은 연구자가 임상실험을 진행하는 경우는 대학병원에서든 사설기관에서든 허다하다는 것.

이 대표는 최근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설 임상기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식약처에서 마련해 놓은 임상 평가 환경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니라서 실험 환경이 법적으로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임상실험기관의 자격 요건 및 환경 등에 대해 식약처가 법적으로 적극 개입해 모든 화장품 임상 결과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중 맹검 대조군 비교 임상연구가 화장품에는 쓰인 적이 없다'는 서울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식약처에 기능성으로 고시된 성분이 아닌 새로운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이 미백·주름개선 등의 기능이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실험 시 이중 맹검 대조군 비교 임상연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돈을 받고 실험을 진행하는 사설 기관이 도출하는 결과가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우리는 임상실험시 연구 윤리를 바탕으로 객관성과 정확성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있다”며 “실험 결과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의뢰사의 경우 장기적으로 기관의 신뢰도에 해를 끼칠 수 있어 절대 그런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리고 "고객사의 요구에 맞추는 것보다 철저한 과학적 검증법을 통해 실험을 진행해 객관성과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한다는 평판을 얻는 것이 장기적으로 임상시험기관의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돈을 지불하고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고 돌아간 화장품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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