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같이 갈 수 있는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매력입니다"

[데일리코스메틱=이지연 인턴기자] 타투이스트(Tattooist)란 단순히 '타투(Tattoo)를 해주는 사람' 혹은 '문신사'의 의미를 넘어, 예술가(Artist)라는 의미를 부여해 결합된 단어이다. 점차 국내에서도 타투가 대중화되고 하나의 예술로 받아들여지면서, 미적 감각과 실력을 겸비한 타투이스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경력 3년 차, 3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현재 가장 각광받는 타투이스트로 떠오르고 있는 홍담 타투이스트 를 만나 타투란 무엇이고 타투이스트의 삶의 애환,  그리고 인생철학 등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 솔직한 인터뷰를 가졌다.

▲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예술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3년 째 활동 중인 타투이스트 홍담 (사진촬영=이지연 기자)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타투는 무엇인가?

수채화 타투는 거의 붐인 것 같다. 수채화도 이미 외국에 비슷한 작업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들어왔다. 외국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우리나라 타투이스트들이 더 잘하는 것 같다. 자극을 많이 받는다.

디자인이 감성적이다. 타투 도안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평소 생활이다.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 등을 일어나자마자 확인한다. 외국 타투이스트들을 팔로우하면서 괜찮은 작품이 있으면 따로 모아두고 무의식적으로 계속 본다. 고객과 상담을 하면서 전에 봤던 것들 응용하기도 한다. 내 스타일에 고객이 딱 원하는 스타일을 조율하는 시점이 어려운 것 같다.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타투만의 장점은?

외국의 경우 장르가 명확히 정해져 있다면, 우리나라는 장르가 깨지고 있다. 예전에는 국내에서도 올드스쿨이나 이레즈미 등등 장르의 경계가 분명했다. 그러나 그림도 크게 동양화나 서양화로 나누지만 동양화에 유화를 쓰기도 하고 서양화에 먹을 쓰기도 하듯, 점차 틀을 깨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평소 “올드스쿨은 왜 두껍게만 해야 해? 나는 얇게 해야지”하는 것처럼 색다르게 가려고 노력한다. 나 같은 타투이스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고, 더 재미있는 작업도 많이 생기고 있다.

타투 트렌드에 대한 전망은?

지금은 많이 인식이 대중화됐지만 아직은 그래도 불편해하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보통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점차 큰 사이즈들의 타투가 많이 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작은 사이즈의 포트폴리오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반응이 폭발적인 반면, 큰 작업물은 반응이 아직 미진한데 점차 좋아지고 있다. 좀 더 컬러풀한 작업이 많아질 것이다.

▲ 타투이스트 홍담의 포트폴리오들. 스튜디오를 찾는 고객들의 대부분은 여성들로, 감성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출처: 타투이스트 홍담 인스타그램, tattooist_hongdam)

아직도 타투에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몸에 타투가 있으면 온천에 들어가지 못한다. 일본 사람들이 굉장히 타투를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본의 타투는 '이레즈미'처럼 남성적이고 큰 작업물들이 많다. 오히려 섬세한 작업을 위해 일본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도 한다.

타투가 아직 불법이다. 입법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타투가 불법인 나라가 몇 없다. (편집자주: 타투가 불법인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다.) 당장 타투가 불법이라고 막기보다는 최소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위생 관리등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동료들끼리도 자체적으로 외국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배워 따라하면서 철저하게 위생을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타투가 합법화되면 타투이스트가 전문 인력으로 관리돼 좀 더 멋지고 좋은 작업자들이 늘어나고, 세금을 내는 만큼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에 따라 타투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

▲ 타투이스트 홍담의 포트폴리오들. 먼저 종이에 도안을 그린 후 피부에 직접 찍어 내고 선을 따라 몸에 그린다. (사진촬영=이지연 기자)

타투를 배우고자하는 사람들도 많은가?

타투를 배우겠다는 문의가 많지만, 결국 가르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론은 1시간이면 끝나고 나머지는 본인 드로잉 실력인데, 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미술학원밖에 없다. 타투를 배우기 전 미술학원을 거쳐서 베이스를 깔아두고 왔으면 좋겠다. 시작 단계에서 미술을 같이 가르치려니 힘들다. 이 때문에 타투를 가르치려면 미술 전공자를 받을 수밖에 없다.

▲ 타투에 사용되는 잉크와 바늘. 잉크는 외국에서 안전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이며, 바늘은 위생적으로 한 번 사용 후 재사용하지 않는다. (사진촬영=이지연 기자)

수련은 어떻게 진행되나?

외국의 커리큘럼 등을 많이 참고한다. 위생에 대한 교육은 정말 철저히 한다. 고무판처럼 피부와 비슷한 곳에서 감을 익히는데, 아무리해도 피부랑 달라서 피부에 한 번 하는게 더 낫다. 직접 고객을 받기 전 까지 계속 타투이스트 뒤에서 작업하는 걸 지켜보는 과정이 3개월 정도로 본다. 수강생으로 돈을 벌 생각은 없다. 같이 작업하면서 식구로 지내기에 재밌겠다고 생각하면 함께 한다.

외국의 타투이스트들은 해외 투어를 하며 각 국에서 작업을 한다. 한국의 사정은 어떠한가?

국내 타투이스트들도 마찬가지다. SNS가 보편화되면서 외국 타투이스트들의 작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지금은 외국에서도 요청이 많이 와 게스트로서 외국에 참여하는 추세다.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 해 10명 중 3명이 외국인 고객일 정도이다. 타투만을 위해 방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 여행과 타투 스케줄을 맞춰 오기도 한다.

타투이스트로서 힘든 점은?

손님의 취향을 100% 드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사람마다 다 미적 감각이나 취향이 달라 맘에 들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고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손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최대한 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머릿 속에 있는 것과 그림으로 나왔을 때의 결과가 달라 맘에 들어하지 않을 수 있다. 고객 취향에 맞는 최대치를 뽑는 게 가장 힘들다.

타투이스트로서 장점은?

다른 회화 작업하는 사람과 비교하면 일반 미술은 자기 주관적인 자기의 그림이지만, 타투는 같이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한 사람의 몸에 평생 같이 갈 수 있는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래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타투이스트로서의 철학이 있다면?

대단한건 없다. 다른 타투이스트들의 작품을 보면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 기본적으로 돈을 벌겠다고 했던 도안을 다른 고객에게 또 하지 않는다는 건 당연하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회화 개인작업을 계속 해나가면서 1년에 한 번씩 전시회를 열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림이 그만큼 나와야 하는데 타투와 함께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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