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위원 "흡입 독성에 대한 규제 및 실험제도 필요해..."

[데일리코스메틱=이지희 기자] 최근 스프레이 화장품의 안전성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데일리코스메틱은 환경보건시민센터 임흥규 위원과 함께 스프레이 '흡입독성'의 문제점과 그 현황을 함께 짚어봤다. 임 위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통해 호흡기로 들이마시는 화학물질의 문제점을 제기해오고 있으며, 현재 스프레이 제품에 관한 시민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임흥규 집행위원 (사진촬영=이지희기자)

- 스프레이 제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게 된 계기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단체 내에서 비슷한 스프레이 제품 중 흡입독성 실험을 거친 제품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실험에 돌입했다. 실험은 '똑같은 일이 재발했을 때 방지를 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가습기나 스프레이 화장품은 액체를 공기중으로 분사해 인체가 흡입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취침하는 동안 계속해서 흡입하다보니 사망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스프레이 제품도 다량 흡입하게 되면 위험할거라는 생각에서 실험을 시작하게 됐다.

-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제품이 위험군으로 분류되었는데

살충제 등과 같이 모두가 유해할 것이라 생각하는 제품 외에 탈취제, 바디제품 등이 위험군에 포함되어 충격을 느낀 소비자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제품은 내용물이 화학물질이다보니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가있고, 흡입했을 때 안전하냐 하는 필터링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그런 전혀 그런 제도가 없다. 다 뿌리는 제품인데 ‘흡입하지 마십시오’ 등의 문구가 있는 게 어찌보면 모순이다. 화장품은 아예 인체에 직접 뿌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문구가 의미가 없다.

- 안전 테스트를 통과해야 제품 출시가 되지 않나?

물론이다. 그러나 그 테스트가 어떤 테스트이냐가 중요하다. 시중의 제품들은 피부독성이나 음용독성 테스트는 모두 통과한 제품들이다. 그러나 흡입테스트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시중 단 한 제품도 출시할 때 흡입독성 테스트를 거친 제품이 없다.

- '흡입독성 테스트'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피부에 닿았을 때 안전한가 하는 테스트는 '피부독성 테스트'이고, 호흡기로 들이마셨을 때 안전한가 하는 테스트가 '흡입독성 테스트'이다. 사실 아직까지 흡입독성 테스트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 대중의 의식은 물론이고 업체나 법제적으로도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시중 스프레이 제품은 흡입독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서도 출시가 가능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이후 그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 스프레이 연구 보고서에 사용된 시중 100여개 스프레이 제품들 (사진촬영=이지희기자)

- 연구 이후의 인식 변화가 있었나?

스프레이 제품 연구 이후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해당 업체에서 “왜 우리제품도 포함되어 있느냐” 하는 항의전화가 왔을 뿐이다. 법을 변화시킨다거나 하는 정부의 움직임은 없었다. 정부측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우려하는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하지만 보고서를 통해 일반 대중에게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 스프레이 실험 보고서 발표 당시 반응은 어땠나?

여성 기자분이 많이 왔는데 위험군으로 분류된 제품을 보고 본인도 쓰는 제품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산업용 제품, 살충제의 문제만 생각했지 일상용품의 문제점을 밝히니 놀라웠을 것이다. 흡입독성에 대한 홍보가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스프레이 형태로 많은 제품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을 시작하기 전까지 우리도 유해성 있는 스프레이가 이렇게 많다는 걸 처음 알았다.

- 스프레이 제품의 유해성을 알리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어떤 스프레이 제품이든 들이마셨을 때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화장품류중에 스프레이 형태로 나온 제품은 최소한의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제도 또한 뒷받침 되어야 한다. 흡입독성을 거친 다음에 시판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인체에 직접 사용되는 것만큼은 최소한의 규제와 실험은 거쳐야 하고 그런 제도가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우리 환경보건시민센터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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