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중기, 특화된 제품으로 중국 등 동남아 시장 두드려야...

[데일리코스메틱=이호영 기자] 뷰티산업이 요동치고 있다. 외래 관광객의 쇼핑 품목 중 최다 구입 품목은 국내 화장품·향수다. 뭐니뭐니해도 주역은 ‘요우커’다.

지난해 한류 열풍 속 케이뷰티(K-beauty)로 불리며 한국산 화장품은 중국에서도 기염을 토했다. 현재 중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화장품을 바르는 중국인이 전체 5% 가량이다. 2020년이면 10조원 규모 2배 이상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뷰티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여성층 경제활동 증가로 글로벌 뷰티시장도 해마다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등 전통적인 화장품 강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 시장 성장으로 향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중국인 선호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정부와 각계의 독려 속에 직접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뷰티 중소기업들은 특화된 제품으로 중국 등 동남아 시장 두드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케이뷰티의 산실격인 국내 시장은 성장 둔화로 아모레와 LG생건 2강 독식 체제다. 양극화 양상 속에 신규 업체의 메가 브랜드 성장은 현재로서는 요원하다. 해결책은 뭘까.

◆국내외 화장품시장...아모레·LG생건 양극화 재편 중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시장이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같은 호재는 전체 업계의 몫이 아니다. 

케이뷰티 시장에 대한 관심은 집중되고 있지만 정작 시장은 다양화는커녕 아모레와 LG생건 2개사가 양강 체제를 굳히며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가장 유망한 중국 시장도 매출을 보면 아모레와 LG생건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지난해 100대 화장품업체 중 상위 14개사 가량이 매출 2000억원 이상으로 이들의 총 매출은 10조494억4900만원이다. 전체 매출(14조143억원)의 약 74%다. 상위 20개 업체를 제외하면 전부 매출 1000억원이 채 안 되는 업체들이다.

2014년 매출이 가장 큰 업체는 아모레다. 특히 지난해 아모레의 매출 신장은 괄목할 만하다. 전년 대비 19.3% 성장한 3조1823억원이다. 약 1조원의 매출이 증가했다. 다음은 LG생건이다. 2조5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매출 2000억원대 14개사를 들여다보면 아모레와 LG생건 집중 현상은 더욱 극명하다. 2014년 기준 아모레·LG생건 2개사(2~3조원대)와 3위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578억원대)의 매출 격차는 크다. 약 5~6배 차이다. 매출 4위 더페이스샵(LG생건)이나 5위 이니스프리(아모레) 10위 에뛰드(아모레) 등 매출 상위 10위권도 사실상 아모레와 LG생건 계열 브랜드다.

이와 달리 참존이나 한국화장품, 소망화장품, 코리아나 등 전통 중소 화장품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기업들은 수십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화장품은 매출 327억원으로 2012년(392억원)보다 16.6% 줄었다. 지난해 매출 700억원대 소망화장품도 2012년(1260억원)에 비해 43% 급감했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들이 시장을 확대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상위 2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면 재편돼온 것이다.

부채비율이나 자기자본비율 등을 보더라도 소규모 영세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돼 대기업과의 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부채 규모는 대기업(63.3%)이 중소기업(124.3%)에 비해 더 낮고 자기자본비율도 대기업(61.2%)이 중소기업(44.6%)보다 높다. 유동비율은 중소기업 상황이 악화됐다. 115.8%로 전년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브랜드숍 시장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시장은 더페이스샵(LG생건)과 이니스프리(아모레) 등 대기업 위주다. 피어리스 후신 스킨푸드는 최근 매출이 지지부진하고 미샤도 판매 부진으로 매장을 접고 있다. 소규모 영세업체들은 아예 국내 시장 진입을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국내 중기, 시장성장 둔화로 실적악화...해외시장 뚫거나 브랜드 접고 OEM 나서

문제는 이같은 양극화가 제품력이나 기술력에 의존한다기보다 브랜드와 이미지, 인지도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화장품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브랜드와 이미지 영향이 크다”며 “양극화라는 취약한 생태계지만 중기들은 제품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특화된 제품력으로 시장에서 인정받을 여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시장이든지 어떤 방법이든지 살아남아 성장하는 게 우선”이라며 “국내에서 브랜드력이나 인지도 등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케이뷰티를 역이용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 메가 브랜드로 성장할 여지를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인지도가 전무한 신생 화장품업체들은 뚫기 어려운 국내 시장보다 케이뷰티 바람을 타고 화장품 수요가 늘고 있는 동남아 지역 등 해외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은 후 시장을 우회해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가 하나둘씩 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 양극화는 성장 둔화도 원인이다. 성장률이 5%미만으로 떨어지자 한국화장품, 소망화장품 등 어느 정도 브랜드력이 있던 중소업체들도 매출 정체로 브랜드 사업과 함께 OEM·ODM 사업 강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이들 기존의 중소업체들은 대기업 OEM·ODM 납품으로 판로를 확보하기도 한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코리아나나 한국화장품들이 판매와 제조를 분리하고 국내 화장품 OEM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불화장품, 제닉 등도 기존 브랜드 사업보다 OEM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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