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알리기 원한 무지개빗... 5천만 국민에게 하나씩 들려주고파"

[전문] 글로벌 시장의 성장과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의 호응, 정부 지원 속에 화장품 강소기업들이 케이뷰티(K-Beauty)를 알리는 견인차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기술 집약적·고부가가치 제품으로써 자신만의 강점을 특화한 강소기업들이 피와 땀이 담긴 화장품을 들고 미주로, 중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케이뷰티의 품질과 경쟁력으로 대기업도 뚫지 못한 곳까지 파고들고 있다. 국내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대한민국 뷰티업계의 생존과 발전의 한 축으로서 고군분투해온 강소기업들의 살아있는 투지와 비전을 한 곳에 모아봤다. 뷰티업계의 또 다른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데일리 코스메틱 = 이호영 기자] “반응은 중국 타오바오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100개, 일주일 뒤 갑자기 1000개, 다시 일주일 후 1만개 납품이 이어졌습니다. 두달여만에 타오바오 판매자만 3000명이 됐습니다. 지금은 매출 80%가 국내입니다. 롯데·신라·동화 면세점과 올리브영, 하이마트 가전 양판점, 약국 등 1000여개 매장에 입점해있습니다”


‘아이캔디 물결무늬 레인보우 볼륨 S 브러쉬’(무지개빗) 론칭 석달만이었다. 한정된 인력으로 개발만 하던 제이웍스 이엑스티(JWORKS EXT)는 당시 소셜 등에만 간신히 알리던 때였다.

이수진 제이웍스 이엑스티 대표는 “의아했다. 알고보니 중국 보따리 무역상들이 타오바오에 ‘한국에서 핫한 아이템’이라며 소개하며 판매를 시작한 것”이라며 “주문이 들어오는데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다. 올해도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했다. 2008년 설립, 초기엔 OEM 수출 등을 하던 제이웍스가 2년 전 ‘전혀 새로운 제품’에 대한 일념 하나로 론칭시킨 브랜드 ‘아이캔디’ 무지개빗 인기는 정말로 극적이었다.

대박 브랜드 ‘아이캔디’는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이 대표는 “제품 개발과 함께 고민하며 만든 브랜드”라며 “캔디, 막대사탕처럼 예쁜 빗, 어린이부터 젊은이, 어르신까지 전 국민이 하나씩 들 수 있는, 들고 싶어 할 빗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7가지 무지개색 프리미엄 빗에 대한 국내 시장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S빗살 무지개빗은 현재 대(2만원)·중(1만5000원)·소(1만2000원) 크기별 12종이 시판 중이다. 12월엔 펄을 가미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반달 브러쉬(6000원)도 출시한다.

무지개빗 S자형 빗살은 다양한 헤어 연출의 비결이다.

일자형 빗살이 아니라 구불구불한 S자형 빗살은 모발 엉킴을 풀어 윤기있고 풍성하게 가꿔준다. 이 대표는 “빗살의 S 모양은 모발과의 마찰 면적을 줄인다”며 “정전기나 뜯김이 없어 모발 손상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S 빗살이 빗질할 때마다 머리카락 사이를 벌리고 공기층을 형성해 볼륨을 살려준다”며 “헤어 스타일을 위해 긴 머리를 잡아채기도 쉽다”고 덧붙였다. 긴 머리를 빗으로 잡아돌리면 머리가 꼬아지기 때문에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펄을 가미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반달 브러쉬. 12월 출시 예정이다.

무지개빗을 알려온 것은 제이웍스가 아니다. 바로 제품을 직접 사용한 소비자들이다. 소비자들은 직접 매장에서 사진(인증샷)을 찍어 포털과 페이스북 등에 올리고 사용 후기로 관심을 그러내기 시작했고 무지개빗은 무서운 속도로 팔려나갔다.

어느새 런웨이 모델 사이에서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됐고 스타일리스트들이 가방 속에 꼭 챙겨넣고 다니는 빗이 됐다. 요샌 크기별로 색상별로 3~4개씩 한꺼번에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선물용으로도 많이 구입한다.

이 대표는 “무지개빗 인기는 바로 제품력이 바탕”이라며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한 게 주효했다. 뒷면의 거울도 실용적이고 세워둘 수 있어 눈높이에 놔두면 미니 화장대”라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캔디 무지개빗은 전국 1000여개 드러그스토어, 약국 등 매장에서 팔리고 있다. 올리브영 등 명동 숍에 들르는 유커(중국 관광객)마다 쇼핑목록을 들고 다니며 무지개빗을 찾았고 올리브영에서 먼저 입점을 제안하는 상황이 됐다.

면세점도 마찬가지였다. 입점 제안은 드러그스토어보다 면세점이 먼저였다. 인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롯데 등 면세점에서 봐뒀다가 명동 일대 로드숍을 뒤지고 다니는 식이었다. 

무지개빗은 예쁘고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세울 수도 있고 뒷면엔 거울까지 부착돼 있다. 

사실 무지개빗은 두 번째 개발품이다. 처음 개발한 제품은 펌헤어 관리용 ‘아이캔디 위드스핀 디퓨저’다. 디퓨저를 헤어 드라이기에 끼우면 바람만으로 고데기의 탱글탱글한 웨이브 효과를 내준다. 제대로 고대기를 쓰는 소비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과 크고 작은 화상 위험 등에 착안해 안전하고 편리한 제품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제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제이웍스의 디퓨저 소개 페이스북 동영상이 조회수 450만회를 넘어서며 대만 등지에서 선주문만 3만개 이상씩 들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헤어 디바이스에 대해 “제이웍스만의 제품을 결심하고보니 국내 시장에선 틈새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확장세라고 판단한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효과와 간편함을 원한다는 데도 주목했다. 헤어 브러쉬 시장엔 제품 선택폭이 너무나 제한돼있는 상태였다. 빗으로 사기엔 너무 고가거나 중국산 저가형 커다란 도끼빗이 전부였던 것.

현재 무엇보다도 신제품 개발에 주력 중인 제이웍스가 한 가지 고민에 대해 털어놨다. 바로 복제(카피) 문제다. 최근까지 제이웍스 무지개빗도 중국산 복제품으로 피해를 봤다.  

이후 신제품에 대해서는 국내 특허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 등 각국 특허까지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0cm 남짓한 무지개빗에 특허가 몇 개인지 아느냐”고 했다. 중간 크기 무지개빗에만 실용신안 1건, 디자인 특허 3건“이라고 했다. 5cm 남짓한 작은 반달 빗도 실용신안 1건, 디자인 특허 2건이다. 도용 방지를 위해 홀로그램까지 사용했다.

제품 출시 후 복제까지는 시간 문제다. 오롯이 제품을 개발하고 성장시키는 데만 집중하고 싶지만 여건은 녹록치 않다.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소기업엔 제품 개발보다도 특허 등록과 도용 방지 등으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되고 있는 것.

이 대표는 “이런 중기들 상황에 관련 기관들이 나서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후배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한국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인기라고 생각해요. 무지개빗은 제품력이 뒷받침되는 자랑스러운 제이웍스 제품이기도 하고 한국산 프리미엄 빗이기도 하죠. 제품 성장까지 많은 난관이 있을 겁니다. 딛고 일어나면 ‘경험’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인 거예요. 꼭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국내엔 남다른 사고와 발상의 젊은이들이 많죠. 부디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로 승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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