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특수 호황...스트레이트펌, 레몬화장품, 내추럴&원포인트 메이크업 인기

[데일리코스메틱=박일우 기자] '응답하라 1988'이 연말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이 드라마를 안 보면 대화에 끼지 못할만큼 인기가 높다.

'응팔'은 40~50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려주고 10~20대에게는 과거 청춘을 접하게 해주며 세대를 뛰어넘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당시 유행어가 다시 유행하고 당시 유행가는 음원차트 상단을 차지할 만큼 문화적 파급력이 큰 '응팔' 영향으로 1988년이 재조망받고 있다.

 

화장품업계의 1988년은 어땠을까?

1980년대는 화장품산업 도약기로 평가받는다.

80년대초부터 컬러TV가 상용화됨에 따라 색상의 혁명이 일어났다. 이는 기초화장품 위주였던 화장품시장에 색조메이크업이 유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84년 교복자율화부터 시작된 젊은이들의 개성 추구 경향은 유사 이래 최대 국제행사인 88서울올핌픽을 치르면서 확고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 특히 여성들은 가장 기초적인 자기표현법인 화장과 패션에 대해 이전세대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띠게 됐다.

이 같은 수요증가는 보다 다양한 화장품의 개발과  더 화려하고 특징적인 화장법의 유행를 불러왔다.

검고 긴 생머리에 내추럴 원포인트 메이크업 유행...레몬화장품 인기 높아

88년 멋쟁이들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 스타일을 선호했다.

헤어는 영원한 스테티셀러 긴 생머리가 대세였다. 이에 따라 곱슬머리 여성들은 스트레이트 펌을 많이 했다. 당시 펌 가격이 대학생들에겐 꽤 부담스러운 금액이어서 펌약을 사서 집에서 직접 스트레이트 펌을 하는 여대생들이 많았다.

요즘 흔한 염색은 88년엔 '노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으로 치부돼, 웬만한 용기없이는 요즘처럼 염색하고 다니는 여성을 보기 어려운 때였다.

기초화장품은 8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레몬화장품의 히트가 88년까지 지속됐다.

▲ 응답하라 1988 주인공 혜리가 화장하는 모습(좌), 태평양 화장품 및 피어리스 로고 ⓒtvn 티져영상캡쳐

태평양 아모레 피바이탈 레몬, 한국화장품 에스티 레몬, 피어리스 미다모아, 쥬리아 크리에타 레몬, 라미 이사벨 메몬, 나드리 에쿠아톤 레몬 등이 당시 인기품목이었다.

레몬화장품의 인기는 88년을 정점으로 퇴조하기 시작해 90년대 그린화장품에 자리를 내줬다.

88년 메이크업은 내추럴과 원포인트 트렌드 시대였다. 눈썹은 본인 눈매에 맞는 자연스런 형태로, 아이새도는 컬러톤을 낮추는 게 보통이었다. 여기에 입술에 포인트를 줘 전체적인 연출을 하는 메이크업이 크게 유행했다.

현재 시청자들이 '응팔'에 나오는 배우들의 화장한 얼굴을 볼 때 느끼는 '쥐 잡아먹은 듯한' 생경함이 88년 당시엔 최신 유행 메이크업이었다.

서울올림픽 특수로 호황...GNP 0.5% 생산 1657만달러 수출 401만달러 수입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88년 화장품산업은 86년 화장품시장 개방에 따른 글로벌 브랜드와 무한경쟁 속에서도 연평균 20% 성장을 유지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특히 서울올림픽 특수를 누리며 이례적으로 범국가적 활황을 나타냈다.

88년 화장품 생산액은 GNP 대비 0.5%를 차지했고, 화장품 수출은 1657만달러, 수입은 401만달러였다.

88년 화장품 제조업체수는 83개(89년)로 2015년의 100/1 수준에 불과했다. 이제는 완전히 쇠락한 화장품전문점이  당시 최대 유통라인으로 11,140개 전문점이 호황을 누렸다. 국민 1인당 연간 화장품구매액은 15,419원으로 집계됐다.

88년 업계 1등은 태평양이었다. 당시 상위 10위내 기업들 대다수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반면 태평양은 아모레퍼시픽으로 사명을 변경해 2015년 현재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88년 당시 해외 직접진출한 회사는 태평양이 유일했다. 국내 화장품산업의 한 기둥인 OEM 전문기업은 아직 출현하지 않았고(90년 한국콜마), 제1먹거리 중국시장에도 진출(92년 태평양)하기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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