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편입시 수출에 청신호

[데일리코스메틱=박일우 기자] 새로운 대중국 수출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치약이 올해 화장품으로 편입될지 주목된다.

식약처가 올해말까지 편입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지만, 이익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와 시기적 모호함으로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새 화장품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화장품군도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물휴지, 아토피가 화장품군에 포함된 데 이어, 올해 치약/구강용품의 화장품군 편입이 추진 중이다.

식약처는 올해말까지 현재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는 치약/구강용품을 화장품으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치약/구강용품의 화장품 편입은 식약처가 2014년부터 추진, 지난해 국회에 관련 개정법안을 제출했지만, 보건복지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의협과 치과협 등 관련 단체들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치약 등이 입속(구강점막)에서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 품목이어서 보다 강화된 안전확보 방안 없이 화장품으로 전환은 안 된다고 반대했다.

개정법이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은 입법주체인 국회가 이런 의견의 타당성을 수용했다는 의미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최근 "올해말까지 치약/구강용품을 화장품에 편입시킨다는 기본방침은 변함없다"며 "의협 등 반대의견을 수렴해 충분한 안전확보 방안 마련을 위한 내부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시기적으로도 화장품 편입에 불리한 상황이다. 올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계류 중인 법안은 이번 회기 통과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새 법안을 상정해야 하는데, 총선 후 어수선함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에 상정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모두 이뤄져야 하는 시간적 부담이 있다.

한편, 치약/구강용품 화장품 편입과 관련 화장품업계는 대체적으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찬성 이유는 현실적 편의성이다. 치약/구강용품이 화장품으로 편입되면 의약외품처럼 허가받는 절차가 생략된다. 이에 따라 행정절차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나아가 원가 경쟁력까지 생길 수 있다.

실제 치약의 경우 현재 국내 상위업체 대다수가 화장품업체인데, 이들은 치약 생산을 위해 의약외품제조업으로 따로 등록해 영업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도 치약을 화장품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도 찬성 의견으로 자주 거론된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치약을 화장품으로 분류해야, 중국 등에 수출할 때 동일한 규정을 적용받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

반대하는 업체도 없진 않다. LG생활건강은 '치약이 화장품에 편입될 경우 교차오염 우려가 있어 별도의 생산시설이 필요해 치약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애매한 반대의견을 식약처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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