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식약처 가이드라인 없어 자칫 '과대광고' 제재 받을수도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동물성 성분을 일절 배제한 비건 화장품이 홍보에 있어서 만큼은 ‘비건(vegan)’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로부터 파생된 그 어떠한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유기농 화장품보다 더 엄격한 친환경 제품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 화장품사가 비건 화장품으로 인증 받았음에도 불구, 오히려 유기농 화장품 마케팅에 주안을 두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 많은 화장품사가 국내에서 '비건 화장품' 홍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보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의 이유로 먼저 ‘대중성 부족’을 꼽았다. 아직까지 채식주의에 대한 국내 인식이 미성숙해, 대중을 상대로 한 홍보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설명이다. 에이트루 홍보팀 이경민 대리는 "에이트루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이 맞다. 그러나 현재 에이트루는 최대한 많은 대중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 주안을 두고 있다. 비건(vegan)이란 특정 성향에 국한된 마케팅을 펼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러쉬 홍보팀 관계자 또한 “러쉬는 영국 채식주의자 협회(vegan society)로부터 인증받은 비건 화장품을 판매 중에 있다. 하지만 비건 화장품을 러쉬의 주된 마케팅 타이틀로 선정한 적은 없다. 다만 올바르게 생산된 화장품 성분 특징을 강조할 때, 베지테리안(vegetarian)이나 비건 화장품임을 곁들여 홍보한 바 있다”고 전했다.

미비한 제도 역시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건 화장품에 대한 명확한 식약처 가이드 라인이 없어, 자칫하다가는 과대광고로 제재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 닥터브로너스 홍보팀 홍수연 과장은 "닥터브로너스는 공정무역, 유기농 인증, 비건 인증을 받은 화장품이다. 종전에 홈쇼핑 판매를 진행할 때 비건 화장품으로 광고할 수 있는 지 알아본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식약처 정책을 찾을 수 없었다. 때문에 해외 기관의 인증서를 갖고 있어도, 선뜻 이를 비건 화장품으로 광고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비건 화장품에 대한 검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식약처 화장품정책과 권오상 과장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다 보니 현재 비건 화장품만을 위한 정책은 없는 상태다. 비건 화장품에 대한 조사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비건 화장품을 비롯해 해외 다양한 인증제도는 공인기관이 아닌, 민관기간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한국 역시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인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