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 프롬 제주' '슈퍼 푸드 크림' '그릭 요거트 팩' 등 식재료 제품 출시 잇따라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10여년 만에 국내 화장품 시장에 다시 한 번 '먹거리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로드숍 시장은 그야말로 먹거리 열풍이었다. 요거트·토마토·오이 등 다양한 식재료가 화장품으로 재해석됐다. 그중 스킨푸드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란 타이틀로 업계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웰빙 열풍이 시작되며, 화장품사는 좀 더 폭넓은 개념의 자연으로 눈을 돌렸다. 단순 식재료에서 벗어나 화산송이·달팽이·봉독 등 다양한 자연 재료를 화장품에 담아내는데 열중했다.

▲ 최근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어퓨 등을 중심으로 로드숍 업계에서 슈퍼푸드를 콘셉으로 한 화장품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로드숍 업계가 식재료 마케팅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치아씨드·아로니아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슈퍼푸드(superfood)를 화장품으로 재해석하는데 힘을 쏟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이니스프리 ‘슈퍼푸드 프롬 제주’를 시작으로 어퓨 '슈퍼 푸드 크림', 네이처리퍼블릭 '그릭 요거트 팩' 등이 연이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네이처리퍼블릭 홍보팀 최유리 과장은 "그릭 요거트는 최근 소비자들에게 건강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건강에 좋은 것이 피부에도 좋다는 생각으로 '그릭 요거트 팩'을 선보이게 됐다. 제품명은 물론 성분, 용기, 제형도 모두 그릭 요거트와 흡사하게 만들었다"며 "먹거리 화장품은 소비자에게 가장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고조되면서, 이러한 소비 형태를 건강한 화장품에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용이한 외국인 마케팅 또한 식재료 화장품에 집중하는 이유다. 어퓨 홍보 담당자는 "식재료 화장품은 제품 특징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화학 성분은 부차적인 상품 설명을 통해 제품의 특징과 효능을 소개해야 한다. 그러나 식재료를 콘셉트로 하면 이 단계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예컨대 꿀이 들어간 화장품은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일반적으로 보습에 좋다고 인식한다. 이처럼 식재료 화장품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에게도 상품 설명이 쉽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푸드는 흔히 사람들에게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있다. 이때문에 건강에 좋음은 물론 먹을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소비자에게 쉽게 신뢰감을 전달할 수 있다. 물론 화학적이고 인공적인 성분이 피부에 해로운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화학성분 보다는 자연 성분이 좀 더 제품 신뢰감을 형성하는데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근래의 사회 현상에 발맞춘 움직임이란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로드숍 관계자는 "로드숍이 너도 나도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상황에서 식물 성분만으로는 메리트가 없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쿡방 열풍이 불기도 했고, 또 메르스나 지카 바이러스로 개인 위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화장품 업계가 슈퍼푸드에 집중하는 것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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