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알라딘 스트리트 등 글로벌 유통업계 "비무슬림 소비자까지 겨냥"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아시아 유통업계 큰손들이 할랄 시장 확대에 열중하고 있다. 이에따라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있던 할랄 시장이 탈 이슬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할랄(halal)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의미로, 할랄 제품에는 돼지나 알콜 성분의 사용이 금지되는 등 엄격한 이슬람교의 율법이 적용된다. 과거 할랄 시장은 인체에 직접 섭취하는 식품 위주로 형성됐으나, 최근 무슬림 소비자의 경제력이 증가하며 그 수요가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그중에서도 피부에 직접 발라야하는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시세이도, 존슨앤존슨즈, 유니레버 등 글로벌 뷰티 기업들은 할랄 전용 상품을 개발하는 등 이슬람 시장에 적극 대응해왔다.

▲ 글로벌 유통 기업들이 속속 할랄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할랄 시장에 새로운 유형의 다국적 기업이 출현하고 있다. 생산이 아닌 유통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탁월한 판매유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일부 국가에 한정된 할랄 시장의 경계를 부수려 하고 있다. 이슬람은 물론 서양 국가에 존재하는 광범위한 무슬림 소비자를 겨냥해, 할랄 상품 유통 자체를 국가와 종교를 불문한 글로벌 사업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라딘그룹은 올해 1월 ‘할랄판 알리바바’의 출범을 선언했다. 알라딘스트리트(Aladding Street)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할랄 전용 온라인 쇼핑몰로, 화장품이나 생필품은 물론 제약·패션·금융 상품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할랄 상품을 제공한다. 일본 대형 유통업체 이온(AEON)그룹은 자사 PB상품을 할랄 시장에 확대 판매할 예정이다. 샴푸와 비누 등 생필품에 연내 할랄 인증을 완료하고, 승인 받는 즉시 인증마크를 붙여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 말레이시아 최초의 할랄 상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 '알라딘스트리트(aladdinstreet)'

이와관련 알라딘그룹의 공동창립자 셰이크 무스자파르 슈코르(Sheikh Muszaphar Shukor)는 올초 알라딘스트리트 론칭 발표 당시 “알라딘그룹은 아마존과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과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할랄 상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제 무슬림 소비자들은 알라딘스트리트를 통해 할랄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그들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통로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알라딘스트리트는 무슬림 소비자와 비무슬림 소비자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할랄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윤리와 개인 위생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알라딘스트리트는 세계 최초의 프리미엄 할랄 전용 온라인몰로, 향후 3년 내에 인도네시아·인도·중국·유럽 일부 등 30개 국으로 주요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할랄 상품의 유통에 높은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오루 모히우딘(Oru Mohiuddin) 수석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할랄 상품의 우세는 무슬림 소비자의 구매력 향상으로 인한 것"이라며 "특히 젊은 무슬림 여성들이 패션과 뷰티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이슬람 율법에 맞는 제품을 원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산업의 다음 단계는 할랄 제품의 유통에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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