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적자 화장품 사업 사업에 매스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적자 기업간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까?

KT&G가 만성 적자의 화장품 사업을 향해 매스를 꺼내들었다. 최근 자회사인 소망화장품과 KGC라이프앤진의 합병을 결정, 이를 위한 관련 작업 추진에 나선 것이다.

◆만성 적자의 소망화장품-KGC라이프앤진... 합병으로 흑자 전환 성공할까?

동인비 브랜드를 앞세운 KGC라이프앤진은 2010년 KT&G 그룹의 건강식품 사업군으로 첫 출범했다. 소망화장품은 이보다 1년 뒤인 2011년 600억원에 인수합병되며 그룹에 둥지를 틀었다. KT&G는 지난 5년여간 화장품 사업에 있어 KGC라이프앤진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소망화장품으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그간 KT&G에 있어 소망화장품과 KGC라이프앤진은 골칫거리에 가까운 존재였다. 화장품이란 높은 성장 가능성을 내포한 사업부임과 동시에, 지속적인 매출 하락과 영업 손실로 그룹 실적에 부담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 KT&G가 지속적인 적자를 보고 있는 화장품 사업부에 대해 합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소망화장품과 KGC라이프앤진은 2014년까지 지속적인 수익 악화에 시달려왔다. 소망화장품의 매출은 2013년부터 2014년까지 10% 가까이 하락했으며, 이 기간에 무려 23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봤다. 물론 2013년 182억원에서 2014년 52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인 것은 고무적이지만, 이는 종업원급여·광고판촉비 등 판매관리비를 133억원 가까이 감축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본질적인 수익구조 개선에 성공했다기보다는 비용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만든 결과인 셈이다.

KGC라이프앤진의 상황도 좋지만은 않다. 2014년 KGC라이프앤진은 46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49억원의 적자를 봤다. 2015년 3분기까지의 누적실적 또한 매출 367억원, 당기순손실 20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자여도 놓을 수 없는 화장품 사업'... 부채 비율 축소·유동 자산 확보가 관건

KT&G는 그간 지속되는 적자에도 화장품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2015년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경영 전문가를 영입하고, 사옥 이전에 나서는 등 활발한 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동시에 계속되는 영업 손실에도 꾸준히 소망화장품에 대한 지분을 늘려왔다. 2011년 60% 정도였던 KT&G의 지분은 2015년 97.7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흑자전환의 기점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높은 부채 비율, 부족한 유동 자산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다수 남아있기 때문이다.

2014년 말 기준, 소망화장품은 지속된 적자로 자본 잠식이 이뤄져 부채 가액이 자산 가액을 130억원 가량이나 훌쩍 뛰어넘었으며, 이 때문에 연간 30억원이라는 높은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더 큰 문제는 부채 중 절반이 모두 1년 이내 지급될 것으로 기대되는 유동부채란 점이다. 2014년 기준 소망화장품 유동부채는 326억원이나, 현금성 자산은 이에 20%도 채 미치지 못하는 61억원에 불과했다.

2015년 상황 역시 비슷하다. 2015년 9월 기준, 소망화장품의 총 자산은 1,011억원으로 이중 63%가 부채다. 당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당기순이익  금액은 고작 1억원 정도다. 전년 이자비용만 3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흑자 유지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기 힘들다. KGC라이프앤진은 그나마 부채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2015년 9월 기준 자산은 275억원으로, 이중 30%인 85억원이 부채로 잡혀있다.

▲ 2015년 3분기 말 기준 소망화장품·KGC라이프앤진 사업실적

부족한 유동자산 역시 문제다. 당장 쓸 수 있는 유동자산이 없다면 국내 사업 재편은 물론, 해외 진출 확장에도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KT&G도 그간 소망화장품의 유동성 확충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1년간 무려 7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소망화장품 지분을 취득했다. 만성 적자 기업의 주식을 계속해서 사들인 것은,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소망화장품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의미가 크다.

2015년 3분기 기준 KT&G 그룹의 유동자산은 총 5조 1,721억원으로 이중 현금 자산은 4,799억원이다. KT&G는 2015년 4분기 잠정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 소망화장품에만 760억원 상당을 쏟아 부은 KT&G가 과연 화장품 사업부를 위해 과연 얼마나 더 지갑을 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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