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해소까진 시기상조" vs "요우커 구매급증 시기적절" 반응 엇갈려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시세이도가 '메이드 인 재팬'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원전사태 이후 주춤했던 '일본산' 마케팅에 다시금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 화장품 회사들은 그야말로 '잃어버린 5년'의 시간을 보냈다. 방사능 공포가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기피로 이어지며 줄줄이 매출 타격을 입어야만 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1년 2천 259억원에 이르던 일본 화장품의 국내 수입액은 2014년 1천 455억원으로 무려 35.6%나 줄었다. 또한 이 기간동안 오르비스·안나수이 등의 일본 브랜드는 지속되는 실적부진에 한국 땅을 떠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대표 일본 화장품 시세이도가 주춤했던 '일본산' 마케팅에 다시금 불을 놓고 있다. 2016년 들어 일본 내 자체 공장 신설을 발표하고, 브랜드 로고에 일본 지역명을 추가하는 등 '일본'이란 정체성 강화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한국에서는 2015년 8월부터 일본인 모델 야노시호를 기용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 일본 대표 화장품 시세이도가 주춤했던 '일본산' 마케팅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시세이도의 이같은 마케팅에 다소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방사능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시기상조' 마케팅이란 의견이 있는 한편, 방일 관광객의 화장품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는 '시기적절'한 마케팅이란 시선도 있다.

이와관련 일본 A모 화장품 홍보 담당자는 "원전 사태 당시 우리 브랜드도 매출이 주춤했다. 현재는 어느정도 매출을 회복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방사능 화장품에 대한 공포감이 큰 게 사실"이라며 "시세이도는 오랫동안 한국 소비자들에게 일본 대표 화장품으로 각인되어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으로 치면 설화수와 비슷한 급이다. 지금도 충분히 일본 화장품으로 색깔이 짙고 소비자 인지도 역시 높은데, 왜 굳이 원산지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칠까 싶다"고 말했다.

익명의 모 로드숍 관계자 또한 "원전 사태는 국내 발효 화장품 시장에 큰 타격을 입혔다. 원료 대다수가 일본산인 것도 문제였지만, 대표 제품격인 S사의 P모 에센스가 일본산이라는 사실이 시장 자체를 다소 위축시켰다"며 "일본 화장품의 방사능 여파는 오래갈 것이라 본다. 안전성 논란이 채 가시지도 않았고, 원전 피해 조사도 종결되지 않았다. 특히 최근 한국과 일본의 비즈니스 관계가 좋지 않은 상태다. 우리 브랜드도 일본 현지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과연 일본산임을 내세운 시세이도가 효과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산 마케팅이 매출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일본 B모 화장품 홍보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는 이러한 마케팅이 잘 통할 것이라 본다. 애국심이 높은 일본인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소재다. 또 원전 사태 당시 일본에 머물고 있었는데, 나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들이 방사능에 대한 위험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일본인 특유의 꼼꼼한 품질검수가 안전에 대한 불안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줬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일본은 세계 뷰티 업계에서 몇 가지 특화된 제품군을 갖고 있다. 폼클렌징, 마스카라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에도 마땅한 대체품을 찾지 못해, 일본 화장품을 쓰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실제로 센카, 티스 등의 일본 화장품은 국내 판매량이 여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 화장품은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 급증으로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방일 관광객이 주 타겟 소비층임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일본산'임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매출에 득이 될 것이라 본다. 방사능 이슈도 어느정도 가라앉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일본으로 여행을 많이 가지 않느냐. 또한 현재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에, 증가하는 방일 관광객을 겨냥한 시기적절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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