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통계와 철저한 분석에 의한 대안 마련으로 체질 강화해야"

[뷰티경제=한상익 기자] 중국이 우리나라 화장품 성장 게임의 규칙을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능력자가 될 수 있을까?

올 들어 북한의 핵실험 강행 등으로 한국과 중국의 친밀성이 지난해 같지 않다. 여기저기서 앞으로 향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모든 분야가 비슷하겠지만 화장품산업은 특히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의 화장품 등 뷰티산업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밖에 안 된다. 무역 수지의 경우에도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에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그만큼 다른 산업에 비해 체질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한국화장품, 중국 견제구에 걸리지 않으려면?

또 한국무역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우리나라의 총 수출 규모는 5,267억 달러다. 같은 기간 화장품 총 수출은 29억 달러다. 화장품이 전체 수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보잘 것 없다. 올해 복지부는 총 수출 규모를 40억 달러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주요 매체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화장품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서 자존심을 한껏 치켜세워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요우커가 구매하는 품목 1순위 혹은 싹쓸이"는 물론 "대 중국 수출로 인한 특수" 등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과 외교적인 갈등이 빚어짐에 따라 화장품이 중국의 경고성 견제구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걱정과 우려가 화장품산업 전반에서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협회 한 고위 임원은 “최근 화장품협회 정기총회의 화장품 비전 발표에서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이라는 단순한 수치를 앞세운 구호도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주중 대사관을 통해 한국 화장품 수입 규모가 중국 정부가 집계한 수치와 상이하다며 이에 대한 자료를 요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중간의 외교적 마찰에서 비롯됐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가 한국화장품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 화장품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의 대 중국 수출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 한중 FTA는 발효됐지만 실질적으로 화장품에는 별다른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없다. 특히 중국 정부의 위생허가 등 비관세 부문이 해결되지 않아 원활한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자칫 중국 정부가 확대해석하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른 기업의 한 임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중국 요우커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요우커들의 ‘싹쓸이식(대량) 구매 패턴’은 아주 드믄 일이고 요즘에는 매우 현실적인 구매 방식을 갖고 있다”면서 "요우커 구매가 내수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과거에 비해 낮아져 매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침소봉대하다가 자칫 찬물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의 임원은 “최근 일본의 화장품 시장 조사를 실시했다. 요우커들이 지난 2014년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화장품 유사면세점이 활성화됐듯이 일본에도 유사면세점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요우커 특수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 임원들은 이같은 진단과 함께 “한중 외교적 마찰이 화장품이라는 작은 재화로 불씨가 옮겨 붙지는 않겠지만 중국 화장품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과 내수 경기 진작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중국 정부가 자국 화장품산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해 많은 시스템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호들갑 떠는 들뜬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시적인 현상이 마치 전체인 것처럼 보여지면 안 된다. 정확한 통계와 전체적인 수치, 그리고 이제 겨우 걸음마를 하고 있는 한국화장품산업이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안 마련으로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