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화장품 새 격전지로 떠올라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여행 유통이 전세계 화장품사의 새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세계 뷰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국내외 화장품사가 여행 유통망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세계 여행 유통 시장 규모 3조원 육박... 글로벌 화장품사 '여행 유통' 공략 가속화

▲ '여행 유통'이 전세계 화장품사의 새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행 소매 유통은 크게 시내 면세점, 공항, 페리 혹은 크루즈 선박과 기내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국 주가분석업체 트레피스(trefis)에 따르면, 2014년 12월 기준 세계 여행 유통 시장 규모는 무려 24억달러(한화 2조9584억원)에 이른다. 이중 시내 면세점이 57%, 공항 33%, 기내면세점이 6%, 페리나 크루즈가 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여행 소매 매출의 30%가 모두 화장품·향수 등 뷰티 관련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사들도 이같은 추세에 맞춰 최근들어 여행 유통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로레알그룹은 2013년 여행 유통 전문부서를 설립하고, 더모코스메틱 비쉬와 라로슈포제, 헤어 전문 브랜드 케라스타즈를 새롭게 유통망에 입점시켰다. 에스티로더그룹은 두바이 세계 주요 공항에서 3분 뷰티, 피로 파이터(fatigue Fighter) 등 여행객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겔랑·디올 등의 화장품을 보유한 루이비통은 같은 그룹사인 스타보드크루즈 선박을 통해 활발히 여행 유통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장품, 왜 여행 유통망인가?

업계 전문가들은 여행 유통망의 대표적인 이점으로 '지정학적 한계 극복'을 꼽았다. 중국 소비자가 세계 뷰티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국뿐만 아니라 타국에서도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어 긍정적인 유통망이라는 것이다. 또 글로벌 화장품상 입장에선 중국 위안화 평가 절하, 일본 마이너스 금리 등 불안한 아시아 경제 여건을 타파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지난해 11월 스타보드크루즈에 입점한 토니모리는 뛰어난 홍보 효과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홍보 관계자는 "크루즈 유통은 입점 기준이 까다롭다. 실제로 입점 브랜드 다수가 글로벌 명품 화장품이고, 그렇다보니 입점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홍보가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라는 이미지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크루즈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전세계를 순회하면서 이동한다. 또 고가의 럭셔리한 여행이라 여행객들의 구매 패턴도 특수하고 소비자들의 집중도도 높은 편이다. 현재 토니모리는 스타보드크루즈에서도 매출 상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인기 제품으로는 산양유 크림, 펀(fun) 용기의 립밤과 핸드크림, 마스크 시트팩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크루즈 내 판매채널은 면세구역과 같은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고있다. 방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품절되거나 부피가 너무 커서 사지 못했던 제품들을 이같은 채널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한다. 또 최근 들어 크루즈에 입점한 국내 화장품사가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리면서 여행 유통시장에 대한 업계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여행 유통시장의 전망에 대해 "여행산업과 화장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여행업계에서는 화장품 판매를 통해 부수입을 올릴 수 있고, 화장품업계에서는 특별한 납품기일 같은 조건이 없다보니 접근이 비교적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여행 유통시장이 크게 부상하고 있어, 앞으로도 화장품과 여행 유통 산업은 서로 윈윈(win-win)하며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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