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RFID·홀로그램 등 기술 적용 늘어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위조 화장품이 세계 뷰티 산업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막기 위한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DNA와 전자태그(RFID) 기술을 화장품 용기에 적용하는 등 포장에서 위조방지의 해답을 찾으려 하는 모습이다.

국제상업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세계 위조품 무역 시장의 가치는 1조7700억달러(약 2122조761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위조품은 한 회사의 브랜드 신뢰도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부적절한 재료 사용으로 소비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인체에 직접 사용되는 화장품·약품·식품업계로서는 이러한 위조품 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 화장품 업계가 위조품 방지를 위해 DNA, RFID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화장품업계는 그동안 위조품 문제에 대한 뾰족한 수가 없었다. 위조품을 가려내려면 제품에 일종의 표식을 해야 하는데, 액체류가 많은 화장품 특성상 이 표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화장품은 영세한 개인 판매자부터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유통이 너무나도 복잡하고 다양하다. 위조품 신고를 받아도 그 상품이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추적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그동안 화장품사는 위조품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에게 "유의깊게 살피라"는 권고를 내리는게 최선책이었다.

하지만 기술 발달에 따라 화장품업계에도 위조방지를 위한 길이 트이고 있다. 화장품 겉용기에 RFID나 DNA 식별 기술을 도입해 위·변조 제품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현재 이 기술들은 적용 과정이 복잡하고 그 비용 역시 만만치 않지만, 위·변조 화장품으로 인한 손실이 더욱 심해지면서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기업 이미지와 제품의 안전성이 중요한 고가의 스킨케어, 향수 브랜드들이 기꺼이 이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어드 마켓 리서치(The Allied Market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위조 방지 패키징 시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5.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해당 시장은 홀로그램 인증 기술과 더불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며, 2014년 기준 홀로그램 기술은 전체 위조 방지 용기 시장의 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홀로그램과 RFID 기능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위조 방지 용기다. RFID는 극소형 칩에 상품정보를 저장하고 안테나를 달아 무선으로 데이타를 송신하는 기술이다. 바코드를 대체할 차세대 인식기술로, 제품에 부착된 태그를 통해 생산·유통·보관·소비의 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인공위성이나 이동통신망과 연계하여 사용되기 때문에, 제품이 판매된 후에도 계속해서 추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NA기술을 활용한 위조품 방지책도 나오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어플라이드DNA사이언스(APDN)사는 위조품 방지에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잉크를 소개했다. 이 잉크는 식물에서 추출한 시그니처 DNA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표시가 나지 않지만 특정 조명을 비추면 DNA 잉크를 바른 부분만 붉게 변한다. 제조 과정에서 이를 용기에 덧바르고 위조품 논란이 생기면 DNA 잉크에 불빛을 비추고 이를 분석해 제품에 표시된 생산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회사측은 이 잉크에 대해 화장품은 물론 인체에 직접 섭취하는 알약이나 음식 등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패키지를 수정할 수 없게 만드는 DNA 밀봉 시스템도 있다. 미국 과학 및 리서치 기관인 코버스블루(Corvus Blue)사가 보유한 이 기술은 완제품에 일정하면서도 정교한 표식을 남겨, 오리지널 패키지를 고칠 수 없게 만들었다. 표식에는 식물에서 추출한 이중가닥 DNA(double-strand DNA)가 활용되며, 이는 제품의 고유성과 안전성을 보장해 위조품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한다.

패키징 디자인도 위조품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특한 패키지는 따라하기가 어렵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몇 회사들은 복제가 어려운 모양으로 용기를 생산하거나,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패키징을 커스터마이징하고 있다. 또한 용기에 바코드나 QR코드를 새겨 정품 인증의 도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스스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코드를 읽어내고 이를 통해 진가품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기술은 소비자를 회사 웹사이트로 유인하는 효과도 있어 화장품 패키징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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