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가 화장품 인기 끌자 해외 명품브랜드들 중국서 할인 프로모션 나서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해외 명품 화장품이 중국서 '할인 판매'란 파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저가의 한국 화장품에 대항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언론 도시여보(都市女报)는 9일 랑콤·에스티로더 등 해외 명품 화장품이 최근 1+1 이벤트 등 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오직 정찰제만을 고집했던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济南)의 한 외국계 홍보 기업에 근무하는 류지아 씨는 "회사에 근무하는 8년 동안 모두 명품 화장품 브랜드와 일을 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쇼핑몰인 긴자몰의 랑콤 브랜드 담당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3월 8일 부녀절을 맞이해 랑콤 '제니피크 에센스'의 1+1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며  "명품 브랜드는 매년 제품 가격을 올렸다. 중저가 브랜드들이 매번 1+1 등의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명품 화장품은 언제쯤이나 이런 행사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드디어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

▲ 랑콤, 에스티로더 등 해외 명품 화장품이 최근 중국서 할인 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서 수입 화장품 구매 대행을 진행해온 한 여성도 "최근 2년 동안 명품 브랜드들이 홍콩과 중국 내륙 가격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가격을 내리는 추세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으며 최대 20%까지 할인을 진행 중이다. 일부 브랜드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50% 혹은 그 이상의 할인폭으로 재고 정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해외브랜드의 이같은 행보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량의 샘플 증정, 큰 폭의 할인율 등 한국 기업 특유의 마케팅이 자신들의 매출을 위협하자,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지난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최근 2년간 지난시 백화점 내 한국 화장품 매장이 꾸준히 증가했다. 미샤·스킨푸드·더페이스샵 등 일반적인 가격대의 화장품 브랜드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이니스프리·마몽드·라네즈 등 인기 화장품 브랜드까지 자리를 차지한 상태”라며 “이전에는 쭉 명품 화장품 브랜드만 사용했는데, 한국의 참존 클렌징 밀크를 써본 뒤로 3년째 해당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 200ml정도 되는 클렌징 밀크가 50위안 정도밖에 안한다. 명품 화장품보다 반값 이하로 싸다”고 전했다.

한 중국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도시여보와 인터뷰에서 "명품 브랜드가 중국에서 손쉽게 성장하고 이윤을 내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명품 화장품은 해외 판매 제품과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소비자들이 해외 여행을 가는 김에 명품 화장품들을 쓸어담아 온다. 에스티로더는 중국 판매가가 미국의 2배로, 점점 판매가 부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화장품은 중국과 현지의 가격차를 좁혀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아야 한다. 명품 화장품 브랜드는 경쟁력 강화 및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현 상황에 맞춰 재 포지셔닝이 이루어지거나 더 세심한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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