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아이피 동원 등 의도적 평점 조작 대책 없어

[뷰티경제=이동우 기자] 최근 화장품 순위 사이트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반면 신뢰성에 대한 검증엔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화장품 순위에 대해 어떤 실력행사도 없이 순수 소비자들의 평점만으로 이루어진다고 밝혔지만 정작 소비자들 평점으로만 이루어지다 보니 외부에서 특정 제품의 순위를 조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문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화장품 순위 사이트의 신뢰성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표 순위사이트인 G업체는 스킨케어·헤어·기능성화장품 등을 포함한 약 15개 종류에 대한 순위를 매주 한차례 발표하고 있으며, 평가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이 작성한 평점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해당 업체 관계자는 “순위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실력행사도 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의 평점을 기반으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순위를 기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서 말한 특정 브랜드를 누군가 의도적으로 혹평할 때 이를 제지할 장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했다.

관계자는 “소비자가 평점과 리뷰를 게재했을 때 광고 문구처럼 호평 일색이라든지 반대로 악평만 남긴다면 이를 바로 노출시키지 않고 승인대기 중으로 처리한다”며 “이렇게 승인대기 중으로 처리된 것은 알고리즘을 통해 자체 검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핵심이 되는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업체만의 기술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다른 소비자 평점을 기반으로 한 화장품 순위사이트 W업체는 “랭킹지수가 지난주 대비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진 제품이 있을 경우 아이피 추적이 가능하다”며 “만약 작성자의 아이피가 동일할 경우, 업체에 사전 확인 후 블라인드 처리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업체 또한 여러 아이피를 동원해 의도적으로 평점을 조작한다면 구체적인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두 업체 모두 자체적으로 의도를 가진 평가자를 색출해 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는 주장했지만 여러 아이피 동원 등 의도적 평점 조작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성 확보 장치는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톨릭관동대학교 뷰티미용학과 방효진 학과장은 “업체로서는 악플과 선플 등 댓글에 노출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제품 광고”라며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영향력이 큰 화장품 추천 사이트에 업체들이 전혀 개입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과 관계자는 “블로그 등에서 전문가의 권위를 빌려 판매 목적으로 제품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전자상거래법에 위반되지만 해당 사항처럼 시스템상 조작 우려가 될 여지가 있는 것만으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단,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작을 가해 실제 피해자가 발생하고 이를 조사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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