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수요 빠르게 늘고있지만 한국중소기업 고관세에 묶여 '발만 동동'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한·중 FTA가 단계적으로 발효됨에 따라, 고관세가 적용되던 여성용품 시장에 대한 밝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생리대부터 생소한 탐폰까지... 중국 '고급 여성용품에 눈떴다'

중국 시장조사전문 기관 카이두 소비자 지수(凯度消费者指数)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고급 여성용품을 선호하는 중국 여성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순면 생리대의 보급률은 79%를 기록한 반면, 기본 흡수 생리대는 25%에 그쳐 매해 보급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지에서는 순면 생리대 외에도 통풍력을 보강한 에어코튼, 민감성 피부를 위한 오가닉 코튼, 수퍼 클린 코튼 등 고급 여성용품이 다수 출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 한국 중소기업, 목빠지게 생리대 관세 인하 기다린다.

뿐만 아니라 체내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둥(广东) 등 대도시 직장인 여성을 중심으로, 탐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영국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2013년 중국 탐폰의 판매량은 1억9000만달러(약2217억원)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베이징의 완닝 매장 직원은 중국 뉴스포털 소후(搜狐)에 "최근 들어 탐폰 판매량이 증가한 것을 눈에 띄게 확인할 수 있다. 1년 전만 해도 매달 겨우 여섯박스의 탐폰만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그 정도의 수량은 매주 판매된다"고 전했다. 

중국 광둥성의 한 여성용품 판매자 또한 "작년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판매된 수입 탐폰만 무려 18만달러(약 2억1000만원)나 된다. 내가 예상하던 것보다 탐폰 수요가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중소기업, "목빠지게 관세 인하 기다린다" 

지난해 기준 중국 내 수입 생리대에 부과되는 관세율은 10%로, 6.5% 정도인 화장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관세 품목이다. 생리대 등 수입 위생용품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인하될 예정이며,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한·중 FTA의 단계적 발효로 국산 여성용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진출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관세인하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모습이다. 올초 중국 진출을 선언한 여성위생 전문업체 (주)뷰티타오의 유성옥 이사는 "중국산 생리대가 품질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경쟁력을 가진다. 그러나 아무래도 (뷰티타오는) 중소기업이다 보니, 여타 대기업에 비해 마케팅이나 유통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기본적으로 땅이 크다. 대기업이라면 중국 전역에 판매가 가능하지만, 중소기업은 사실상 주요 도시도 커버하기 어렵다. 현재 마트와 방판 채널, 그리고 중국 내 한국관 로드숍을 유통망으로 삼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장 점유율에 있어 대기업에 밀리는 측면이 있다"며 "FTA로 관세가 인하되면 브랜딩에 약한 중소기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미데이 정진호 대표도 "작년말부터 중국 생리대 시장을 공략했다. 현재 진출 초기 단계이긴 하나 아무래도 제한된 마케팅 비용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유명 스타를 모델로 기용할 만한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양질의 제품을 싸게 많이 팔아 승부를 봐야 하는데, 한국 생리대는 중국 현지에서 고가 제품에 속한다. 관세 인하가 이러한 어려움을 상당 부분 해소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모 관계자는 "재작년만 해도 생리대에 부과되는 세율이 무려 30%를 넘었다. 그래도 지난해부터 세율이 조금씩 떨어져 현재는 25~27%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중 10%는 수입 관세고, 나머지는 부가가치세율"이라며 "현재 화장품은 최저 관세율 2%를 목표로 관세 인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용품의 관세 인하 속도는 더딘게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