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물 활용으로 경제가치 올려" - "부정적 시선에 할랄에도 부적합" 업계 전망 엇갈려

[뷰티경제= 한승아 기자] 동물성 화장품이 미래 뷰티 산업을 이끌 수 있을까? 최근 뷰티 산업의 동물 보호 목소리는 커지고 있으나, 한편에선 오히려 동물성 화장품 출시가 잦아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포착되고 있다.

현재 뷰티업계에서는 '동물성 화장품' 개발이 한창이다. 환경오염으로 미래 식물 자원 조달이 힘들어질 것에 대비, 동물 부산물을 활용한 화장품 사업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는 양털·악어·닭 등 동물을 활용한 화장품 성분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만 해도 최근 몇 년새 말 기름·제비집·산양유 등을 활용한 화장품이 대거 출시됐다.

그러나 동시에 동물 권리 보호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화장품 업계들은 동물 실험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입증해왔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동물실험의 윤리 문제가 대두되며, 최근 들어 이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국가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달 들어 스위스는 유럽과 인도에 이어 화장품 산업의 동물 실험을 법적으로 금지시켰으며,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지난해부터 관련 법을 논의중에 있다.

▲ 동물성 화장품의 전망을 놓고 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동물성 화장품의 전망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내고 있다. 동물 보호 등의 문제로 핵심 산업이 되기에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견이 있는 한편, 미래 뷰티 산업의 고민을 경제적으로 해결해 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김덕중) 손성민 연구원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기존 식물 위주의 트렌드를 뒤엎을만한 징후가 포착되고 있지는 않다. 동물성 화장품이 식물성 화장품에 비해 피부에 어떠한 좋은 효능을 주는지 마케팅적으로 확립되어 있지 않고, 소비자 인식 역시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물성 화장품은 기본적으로 신원료를 개발하는 것이다. 한국 화장품의 주요 수출국은 아무래도 중국인데, 이러한 신원료 화장품을 중국에서 어떻게 허가 내릴지 알 수 없다. 최근 들어 부상하고 있는 할랄 시장 수출에도 당연히 적합하지 않다. 향후 동물성 화장품이 이슈화된다 하더라도, NGO나 환경단체의 부정적인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라며 관련 시장의 제한적인 성장을 전망했다.

친환경 화장품 러쉬코리아의 홍보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최근 동물 실험 금지와 관련,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작년말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돼 화장품 성분에 대한 동물실험이 법적으로 제한받게 됐다"며 "러쉬는 영국 브랜드지만 성분은 현지구매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화장품 산업의 식물 성분 고갈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미래에도 동물이 아닌 다른 식물을 통해 충분히 성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동물성 화장품이 주류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한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 A씨는 "동물성 화장품은 동물 그 자체를 원재료로 하지 않는다. 달팽이 점액, 말 기름 등 동물의 부산물을 성분으로 한다. 쓸모가 없어 버려지는 부산물을 활용해 경제적인 가치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적인 논란이 생길 것도 없다고 본다"며 "마유크림 열풍 때만 해도 동물성 화장품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마유 성분이 죽은 말에서 추출한 기름임이 알려지며 논란이 쏙 들어가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현재 한국 화장품의 초점은 중국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중국에서 히트를 친 상품들은 마유크림, 달팽이 크림, 산양유 크림 등 동물성이 대세다. 더 많은 화장품을 중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라도, 동물성 화장품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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