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협 이명규 전무 "일시적 판매만 목적으로 하지말고 중국과 윈-윈 정책 만들길"

[뷰티경제=한상익 기자] 이제부터 대한민국 화장품이 중국화장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화장품협회(회장 서경배) 이명규 전무는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중국의 화장품 관계자들과 빈번한 접촉을 가질 수밖에 없는 위치다. 따라서 이 전무는 공급가 등 자세한 저변 상황은 잘 모르지만 기류 변화는 감지할 수 있다.

▲ 이제부터 대한민국 화장품이 중국화장품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전무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화장품산업이 국내 화장품산업을 쫓아오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은 길게 잡아 4~5년만에 오류였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한·중 FTA가 발효됐다. 현재 중국 정부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수입되는 화장품에 대한 제도와 세금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사실 우리(한국)는 지난 2~3년 같은 상황이 몇년 동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오판이었다”고 진단했다.

“국내 화장품이 중국에서 가치를 높일 수 있었던 주요 사항은 한국이라는 브랜드 위상과 정치적 환경 변화, 지리적·문화적 특수성, 한류 등 다양한 요소가 많다. 화장품 자체만을 놓고 보면 기술 및 품질 대비 가격의 합리성이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매력 포인트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재는 ‘가성비’라는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화장품은 성분 배합(처방전)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위생허가 등을 통해 이미 전 세계 주요 화장품들의 처방 노하우를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라며 더 이상 대한민국 화장품이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 “원료의 경우에는 세계 각국의 원료를 돈만 있으면 쉽게 살 수 있다. 특히 대량 구매를 할 때는 제품의 디자인이나 처방전까지 서비스해 주고 있다. 제조 설비도 마찬가지다. 이미 국내 OEM사들도 중국에 설비를 갖추고 있어 노하우를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의 화장품 수준은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가격과 품질을 앞세우는 것은 중국 화장품 입장에서는 더이상 두렵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대한민국과 상황이 다르다. 내수를 견인할 13억명이라는 막대한 인구와 자본력, 한국보다 낮은 인건비 등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화장품이라는 재화는 이미지가 매우 중요한다. 즉 브랜드 파워다.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수십년간 끊임없이 닦아 주고 보듬어 주어야만 가능하다. 대한민국 화장품은 브랜드가 있다. 이것이 강점이다. 이미 중국에서 나름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토대에서 브랜드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이 전무는 “한국 화장품들이 일시적인 판매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브랜드 파워를 갖기 위한 다양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특히 중국과 함께 살 수 있는 윈-윈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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