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위상 제고로 수입 명품들 한국 히트상품 줄줄이 따라하기도

[뷰티경제=한승아 기자] 한국 화장품의 풍속도가 달라졌다. 화장품계의 조연 배우에 불과하던 마스크팩이 주연으로 떠오르는가 하면, K-뷰티의 위상이 높아지며 수입 명품 화장품까지 한국 제품을 따라하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1000원짜리 저가 상품에서 매출 효자 상품으로... 달라진 마스크팩 입지

가장 위상이 달라진 것은 단연 마스크팩이다. 그간 마스크팩은 화장품 업계의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체로 1000원 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전체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지 않았던 까닭이다. 따라서 마스크팩은 화장품사의 '주력 제품'보다는 '사은품' 개념에 가까웠다. 많이 구입한 고객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증정되거나, 소비자를 매장에 끌어들이기 위한 판촉 행사물의 역할이 강했다.  

▲중국에서 히트한 마유크림을 모티브로 한 게리쏭, 시크릿키의 마유 마스크팩과 메이크프렘 호일 소재 마스크팩.

그러나 마스크팩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그 입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인기 크림이나 에센스가 마스크팩으로 재탄생되는가 하면 재질이나 기능성을 보강해 수만원을 호가하는 럭셔리 마스크팩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게리쏭 '올 스테이지 원 팩'과 시크릿키 '마유힐링 마스크팩'이다. 지난해 대표 히트 아이템인 마유 크림을 마스크팩으로 재탄생시켰다. 재질에 있어서도 마스크팩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 순면 섬유에서 탈피해  겔·셀룰로오스·키토산 등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부터는 주방에서나 볼 수 있던 '호일'을 사용한 마스크팩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90년대로 회귀? 기초화장품, 단품에서 다시 세트 구성으로

또다른 변화로는 세트 화장품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사실 1990년대만 해도 기초 화장품계를 주도하던 것은 세트상품이었다. 그 당시 화장품은 전문 매장에서만 판매돼 가격대가 높고 접근성도 떨어졌다. 따라서 당시에는 특별한 날 타인에게 선물하기 위해 화장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잦았고, 제품 구성도 단품보다는 스킨·로션·크림이 한데 묶인 세트상품이 대세였다.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토니모리·에뛰드·이니스프리의 기초 화장품 세트 구성

'기초화장품=세트' 공식은 2000년대 초반 저가의 로드숍 시장이 형성되면서 붕괴됐다. 과거와 달리 화장품 가격이 매우 싸졌고, 소비자들은 이제 화장품을 타인이 아닌 자신을 위해 자주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2010년까지 계속 이어졌는데 특히 '맞춤형 트렌드'의 부상과 함께, 각기 다른 브랜드에서 자신의 피부에 맞는 제품만을 골라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로드숍 브랜드를 중심으로 업계가 다시 세트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스킨·로션·크림 등 모든 제품이 한 데 모인 것을 선호하는 중국 요우커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들은 신상품이나 브랜드의 오랜 베스트셀러를 세트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제품이 이니스프리 '올리브 리얼 스킨케어 2종 세트', 에뛰드 '허니세라 영양 탄력 스킨케어 세트' 등이다. 토니모리(214420) 또한 올해 출시한 '더 하얀 벚꽃', '더 촉촉 그린티' 등 모든 신제품을 세트 상품으로 구성해 선보인 바 있다.

◇틴트부터 쿠션까지... 한국 화장품 따라하는 수입 명품 브랜드 

▲ 좌측부터 쿠션 기술이 적용된 세포라콜렉션 브론즈, 랑콤의 틴트, 스틸라의 젤 아이라이너.

K-뷰티 위상이 높아지며 수입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히트 상품을 대거 따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쿠션 파운데이션'과 동일한 상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나름대로 쿠션 화장품을 재해석해 쿠션 틴트·쿠션 블러셔 등으로도 선보였다.

올해 상반기는 그야말로 수입 쿠션의 홍수였다. 지난해 12월 에스티로더 그룹의 맥(MAC)을 시작으로 디올·슈에무라·랑콤·비오템·바비브라운 등이 쿠션 파운데이션을 공개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수입사들은 쿠션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색조 화장품을 선보였다. 랑콤은 지난 3월 쿠션 어플리케이터가 적용된 '쥬쉬 쉐이커 립 틴트'를 선보였으며, 미국에서는 볼터치용 쿠션 블러쉬 섭틸(Cushion Blush Subtil)을 출시했다. 이밖에 세포라 콜렉션과 스틸라는 쿠션과 결합한 브론저·아이라이너 등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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