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제품 포지셔닝... 일반 화장품과 경쟁 힘들어지며 관심밖 밀려

[뷰티경제=조혜빈 기자] 한때 전 세계적으로 약국 화장품이 흥하면서, 중국 역시 프랑스 브랜드 비쉬를 시작으로 약국 화장품을 출시했다. 당시 화제를 끌며 중국 내 여러 기업에서 너도나도 약국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으나 현재, 약국 화장품은 관련 법규에 의해 중국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중국내 여러 기업에서 너도나도 약국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현재, 관련 법규에 의해 중국에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피부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약국 화장품을 떠올린다. 그들에게 “약국 화장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자극이 없고 순한’, ‘약품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 또 일부는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일컫는 ‘약국 화장품’에는 사실 어떠한 약품 성분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약국 화장품은 ‘의학적 스킨케어’라는 개념으로 해외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중국 시장까지 넘어오게 되었다.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화장품 산업이 발달한 나라들에서 약국 화장품의 판매액은 몇십억달러를 웃돈다.

중국에서 약국 화장품 열풍이 불던 지난 2010년, 당시 중국의 화장품 시장 판매액은 1,200억위안(약 21조4,428억원)을 넘어섰는데, 그중 약국 화장품의 점유율이 40%나 됐었다. 중국보다 약국 화장품의 인식이 더 보편적인 유럽과 미국·일본 등지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50~60%나 됐다.

이러한 시장 상황 탓에 기업들은 앞다퉈 약국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며 중국내 성공을 예상했다. 당시 중국의 상위 50개 약국 브랜드는 전부 로컬 브랜드였으며, 성화약업(圣火药业)·퉁런탕(同仁堂)·윈난바이윈(云南白云) 등이었다. 

화장품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관계자는 “약국 화장품이 잠시 중국인들의 이목을 끌었을지는 몰라도, 실상 시장에서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중국의 ‘화장품 위생감독 조항’을 살펴보면, 화장품은 ‘특수 화장품’(탈모·염색·파마 등 머리카락 관련, 미백 기능 등 제품)과 ‘비 특수 화장품’(특수 화장품을 제외한 제품)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중국 국가 식약품 감독 관리본부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화장품을 ‘약국 화장품’이나 ‘의학적 스킨케어 제품’이라고 칭하는 등의 과대광고나 의학적 전문 용어를 언급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약국 화장품의 포지셔닝이 불투명한 탓에, 기업은 더 이상 약국 화장품을 생산하기 힘들게 됐다. 중국에서 약국이란 본디 약을 사러 가는 용도로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화장품을 약국에서 산다는 것은 중국인에게 조금 생소한 판매 경로였고, 여러 상황을 비추어 볼 때 일반 매장에서 파는 화장품과 제대로 된 경쟁이 힘들어지면서 점점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 류양(刘洋)씨는 “중국 기업들은 중국의 화장품 관련 법규에 부합하는 화장품을 연구·개발 및 생산해야 할 것이다. 그 범위에 벗어나는 화장품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한약재 성분을 이용한 화장품이 가능성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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