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따이공 규제 강화로 석달전부터 침체... 매장 관계자 "당분간 현상태 유지하지 않겠느냐"

[뷰티경제=이동우 기자] 국내 화장품 도매시장의 1번지 화곡동은 최근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규제 강화로 침체된 분위기였다. 이에 대형 로드숍처럼 구색을 갖춰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일반 고객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매장이 새롭게 형성되고 있었다. 

▲ 서울 강서구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 거리. <사진=이동우 기자>

지난 17일 오후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 거리는 제품이 나가고 들어오는 차량과 적재된 상품을 옮기는 직원들로 붐볐다. 문구·유아용품 등이 혼재된 유통 거리에는 화장품 매장 약 15곳 정도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시장 초입에는 일반 로드숍 매장을 방불케 하는 화장품 도매 전문 ‘아란인터내셔널’과 'forU' 매장이 자리잡고 있다.

▲ 화장품 도매시장 초입 '아란 인터내셔널' 매장.

두 곳이 화곡동의 일반 화장품 매장과 구별되는 특징은 일반인들도 30만원 이상 구매시 도매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타 매장들은 전문 상인들을 주 고객으로 상대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낱개 구매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아란인터내셔널’ 매장에는 장바구니를 든 유커들로 붐볐다. 할인율이 아닌 공급률로 표기해 놓은 가격표는 이곳이 전문 상인들을 위한 곳이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제품 공급률은 평균 60~70% 선이며 특정 제품은 50%의 공급률을 보이기도 했다.

▲ 제품 공급률은 평균 60~70% 선이며 특정 제품은 50%의 공급률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화장품 명소로 유명한 듯 많은 유커들이 스마트폰과 지도를 들고 찾아와 발빠르게 제품을 담고 있었다.

아란인터내셔널 뒤편에 자리잡은 ‘forU'는 지난 2월 오픈했다. 이곳 또한 30만원 이상 구매에 한해 일반인들의 도매가격 구매가 가능했다.

▲ 아란 인터내셔널 뒤편에 자리잡은 'forU'는 지난 2월 오픈했다.

forU 매장 관계자는 “유커들과 전문 상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화곡동 화장품 도매업의 매장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forU 역시 제품을 고르고 있는 유커들로 매장이 붐볐다.

▲ 'forU' 매장에 진열돼 있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

두 매장을 시작으로 200m 정도의 도매 시장거리를 걸어 내려갔다. 화장품 매장은 유아용품과  문구 매장들 사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30m 쯤 내려가다 보면 한국화장품 수출전문 매장 ‘동동구리무’가 있다. 이곳은 전문 상인을 주 고객으로 상대하고 있어 일반인의 구매는 일부 제품, 소매가격으로 제한돼 있다. 부스에 있는 국내 브랜드 화장품들은 전문 상인들만 구매할 수 있다.

매장 앞에서는 이니스프리와 잇츠스킨(226320) 화장품 박스 수백개를 직원들이 매장 안으로 나르고 있었다.

▲ 한국화장품 수출전문 매장 '동동구리무'.

매장을 따라 내려갈수록 손님들 없이 텅 빈 매장들이 많았다. 몇몇 곳만이 중국 바이어들을 위해 제품을 시연해보기도 하고 상담도 하고 있었다.

▲ 매장을 따라 내려갈수록 손님들 없이 텅 빈 매장들이 많았다.

주변 문구제품 도매업 관계자에게 화장품 매장의 최근 분위기를 물어 본 결과 “많이 줄었다”고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원래 화곡동 이 거리는 문구랑 유아용품 매장들이 터를 잡고 뒤이어 화장품 매장들이 들어온 곳”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화장품 매장 자리에 다른 업체들이 많이 들어섰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변 화장품 도매 매장 운영 관계자는 “올초 반짝 바이어들이 대량으로 구매를 해가면서 활기를 띠는가 싶었는데 최근 석달 전부터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고 최근 상황을 말했다.

▲ 한 매장에 잇츠스킨과 더페이스샵 등 화장품 박스가 쌓여 있다.

이어 해당 제품이 들어오는 유통구조에 대해 물어보자 “말할 수 없다”며 인터뷰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화장품 도매 시장이 끝나는 지점에는 ‘월드코스메틱’이 자리잡고 있었다. 분주히 제품을 옮기고 있는 한 직원은 현재 화곡동 화장품 도매시장 분위기를 한마디로 침체기라고 평했다.

▲ 화장품 도매 시장이 끝나는 지점에 자리잡은 '월드코스메틱'.

직원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의 따이공 규제 강화로 지난 3개월 동안 바이어들이 솔직히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요즘 매장을 찾는 중국 바이어들은 대부분 정식 세관을 거쳐 수입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규제 강화로 당분간은 계속 현 상태를 유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아모레퍼시픽' 화장품들이 곳곳에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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