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연구진, 인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제기

[뷰티경제=강예슬 기자] 옥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국내 소비자들의 화학물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환경부가 한국P&G의 페브리즈에 대한 성분을 공개했다.

환경부의 공개에 의하면 페브리즈의 성분에는 미생물 억제제로 쓰이는 벤조이소치아졸리논(BIT)와 항균제인 암모늄 클로라이드 계열의 디데실디메틸암모늄클로라이드(DDAC)가 포함돼 있다. 섬유탈취용 페브리즈에 DDAC가 0.14%, 공기탈취용에는 BIT가 0.01% 함유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작년 미국의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 실린 버지니아 공과 대학의 실험 결과가 소비자들의 우려를 살 수 있어 주목된다. 주방과 욕실 청소를 위해 사용하는 스프레이 제품에 흔히 쓰이는 물질인 알킬디메틸벤질암모늄클로라이드(ADBAC)와 DDAC를 쥐에게 노출시킨 결과 쥐의 번식력이 낮아졌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또한 이러한 물질들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 페브리즈 성분인 DDAC 관련 미국 버지니아 공과 대학의 실험 결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지 합성=뷰티경제>

버지니아 공과대학 연구진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두 가지 화합물질인 ADBAC와 DDAC를 수컷과 암컷 쥐에게 마시는 물을 통해 노출시켰다. 이에 노출된 암컷 쥐는 배란이 줄고, 번식능력이 가장 좋은 시간이 짧아졌다. 또 노출된 수컷 쥐는 정자 수가 줄었으며 그 움직임 또한 둔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버지니아 기술대학의 해부 및 발생학 부교수인 테리 루벡(Terry Hrubec) 박사는 지난해 이러한 종류의 화합물에 노출된 쥐는 임신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임신 횟수도 적었으며 새끼도 조금밖에 낳지 못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루벡 박사와 동료들은 인간 노출에 대해 모니터링한 연구는 없었으나, 도처에 있는 화합물은 광범위한 인간 노출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하며 리졸(Lysol), 크로록스(Clorox) 등과 같은 유명 브랜드에서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세정제에 사용하는 제4급 암모늄 화합물의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업계 대표자들은 이 연구를 부정하면서, 해당 화학물질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환경청에서 안전하다고 인증한 것이고, 실험에 사용된 쥐는 비현실적으로 높게 물질에 노출됐다며 실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관련 협회는 연구 결과에 대해 “실제 세계에서의 경험과 지난 30년 이상의 과학적 정밀조사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편 루벡 박사는 일부 쥐에 매우 높은 수준으로 화학물질이 주입됐다고 인정했지만, 낮은 수준으로 노출된 쥐도 번식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호르몬 영향으로 암컷의 가장 번식력이 활발한 시간의 횟수를 줄인 것과 같은 몇 가지 영향은 내분비 교란으로 인한 결과라며 계속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왜 이러한 세정 화학물질이 쥐들에게 문제를 일으켰는지 정확히 결론짓기에는 아직 이르다고도 덧붙였다.

이 실험에 관해 미국 산부인과협회 전 회장이자 의사인 잔 콘리(Jeanne Conry) 박사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화학물질에 대한 연구가 실제 환경으로 나가기 전에 얼마나 적게 이뤄지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이번 연구는 반드시 고려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해외에서도 DDAC와 같은 화학물질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저작권자 © 뷰티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